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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노트

구주산 가는 길

 

 

구주산 가는 길

 

하늘을 향해 구비 구비 아득한 길
산과 산이 비켜가고 구름이 비켜가고
수 천년 설화를 간직한 채
흰 연기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태고의 고향

 

오늘, 동방의 나그네가 길을 가네
갈꽃 넘실대는 평원을 지나
흙먼지 날리는 자갈길을 걸어
산비탈에 걸친 바위를 거슬러 거슬러...

 

나그네의 마음은 바쁜데 계절은 더디게 흘러
속세의 시간은 아랑곳없이 
너덜겅 바위틈새 안개 속살을 헤집고
오뉴월 철쭉꽃이 늦봄을 붉게 수놓네

 

가랑비 한 줄기 광활한 초록바다를 적시듯
땀방울로 맺혀 하나된 산들 
천팔백 고지에 웅지의 깃발을 높이 세우다
오래도록 머물고 싶은 추억의 묏부리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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