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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광주은행의 금융혁신, 그리고 ‘옥에티’

광주은행의 금융혁신, 그리고 ‘옥에티’

 


광주은행이 2014년 8월 JB금융지주에 편입된 지 만 3년이 됐다. 그 사이 광주은행의 성장세가 눈부시다. 성장성, 수익성, 효율성 등 모든 경영지표에서 호전된 실적을 보이고 있다.
최근 언론보도에 따르면 2017년도 2분기 당기 순이익(공시기준)이 2분기 중 417억원, 상반기 누적으로 846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누적) 37.5% 증가한 실적이다. 또한 2분기 영업이익은 545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5.7% 증가했고, 분기중 NIM(순이자 마진)은 전분기 대비 0.04%P 상승한 2.26%를 나타냈다. 건전성 지표인 고정이하 여신비율은 0.57%, 연체비율은 0.56%를 기록해 전년 동기대비 각각 0.11%P, 0.08%P 개선됐다. 경영효율성 지표인 영업이익경비 비율(CIR)은 전년 동기대비 5.4%P 감소한 48.3%를 기록했다. BIS자기자본 비율은 15.53%로 전년동기 대비 1.73%P 증가했다.
기업의 가치를 나타내는 주가 또한 3년전 편입 당시 7천원에서 최근 1만4천원으로 2배 가량 뛰었다. 증권가에서는 광주은행의 주가 상승 흐름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김한행장의 ‘변화와 혁신’ 높이평가

광주은행의 이같은 약진은 김한 행장 취임 이후 정보기술 기반의 디지털금융이라는 환경변화속에서 제한적인 고객군과 전통적인 영업방식을 고집해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판단에서 변화와 혁신을 꾀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행장은 광주·전남 비효율 점포를 통폐합하고 남은 인력을 신규 수도권 영업점에 배치해 효율성을 높였다. 지난해까지 30번째 점포를 수도권에 개점했으며 소형 점포 전략위주의 소매금융 전략으로 평균 누적 손익분기점 달성시점을 기존의 3년에서 1년~1년6개월로 단축시켜 저금리가 지속되는 어려운 영업환경 속에서도 성장성과 수익성을 올리는데 성공했다.
김 행장은 올해 6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글로벌 핀테크 콘퍼런스인 ‘머니(Money)20/20’에 다녀와서 모 경제지에 쓴 칼럼에서 “불과 1년 사이에 금융혁신 속도가 가속화하는 현장을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면서 “우리나라 금융산업도 급속히 변화하는 제4차 산업혁명 속에서 국제적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자세로 대처해나가야 할 것이다”고 밝힌 바 있다. 김한 행장의 글로벌한 시각과 4차 산업에 대응해 선도적으로 혁신마인드를 확산시키려는 의지는 충분히 후한 평가를 받을만한 대목이다.
그러나 김한 행장의 수도권 위주 ‘차별화된 성장전략’에 대해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한 증권사는 JB금융지주에 대해 “소규모 점포 형태로 진출한 수도권 소매 여신 확대전략이 실적에 긍정적으로 반영되고 있으며 실제 그룹 대출 포트폴리오에서 주택담보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31%까지 상승하며, 지방은행 중 유일하게 소매금융 중심의 은행으로 변모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또한 오는 2020년 기업회계기준이 강화되는 것에 대비해 신용대출을 줄이고 신용평가 등급을 높이기 위해 대출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다.
“지방기업 소외감 없도록 배려를”

반면 지역기업들과 은행 내부 일각에서는 ‘단기 성과 위주의 영업전략’이라며 후유증을 우려하고 있다. 수도권과 대기업 위주 영업에 비중을 두면서 상대적으로 지방 중소기업이 소외되고 있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대출문턱이 높을 뿐 아니라 금리도 시중은행에 비해 높다는 지적이다. 하남공단 소재 한 중소기업 대표는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아 조정을 요구했으나 받아주지 않아 다른 은행으로 갈아타지 않을 수 없었다”면서 “향토은행으로서 지방기업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것 같다”고 서운한 감정을 드러냈다. 실제로 김한행장은 “고객서비스와 수익성이 충돌할 때 우리식으로 판단하자”고 수익성에 방점을 둔 주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은행 지점장급 한 직원은 “수익성 위주 영업으로 인해 지역내 우량 고객이 이탈하고 있어 미래 부정적인 영향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토로했다. 또한 퇴직 은행원들은 퇴직수당이 예전보다 대폭 줄어들어 자신들이 수익성의 희생양이 됐다고 쓴소리를 감추지 않았다.
김한 행장은 오는 11월 임기 3년이 만료되는 연임의 갈림길에 있어 경영성과가 목마른 상황이다. 이에 따라 지방은행으로서의 정체성과 역할에 충실하기 보다 수익성을 우위에 두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갖게 한다.
최근 전남도의회가 ‘6조원대’ 도금고 조례 개정안 심의를 보류한 배경에도 평가항목에서 중소기업 지원을 보다 효과적으로 담보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지방은행의 존재이유는 수익성 못지않게 중소기업 대출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창출이 중요한 지표이다.
김한 행장의 차별화된 성장전략이 진정으로 빛을 발하기 위해서는 지방기업에 대한 배려가 더욱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광주은행이 향토은행으로서의 존재가치를 저버리지 않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