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에서 바라본 광주·전남 인상 깊었던 NUS 연수 강의주제는 첫째날 디지털파괴, 글로벌 가치사슬, 지정학적 비즈니스 환경, 아시아무역환경과 비즈니스 환경, 그리고 둘째날은 아시아의 디지털경제, 인프라와 연결성, 아시아내의 해외직접투자, 싱가포르 성공모델 등 모두 8개의 토픽이 다뤄졌다. 그리고 강의중 도전적인 질문과 토론이 전개돼 강의실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반면 강의주제가 최신 경제 트렌드와 연관된 것들이어서 관심이 높았으나 수강자 입장에서는 복잡하고 방대한 내용을 한꺼번에 소화해야 하는 어려움이 뒤따랐다. 강의내용 가운데 필자가 주목한 대목은 디지털파괴 현상에 대해 광주·전남지역 중소기업들이 어떻게 대처해나갈 것인가이다. 디지털 혁신은 인공지능, 빅데이터 & 어낼리틱스, 사물인터넷(IoT), 로보틱스, 3D 프린팅, 증강·가상현실 등 7가지 기술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 이는 종전 IT 기반의 정보혁명과는 확연히 다른 비즈니스 환경을 펼치고 있다. 클라우드와 사물인터넷은 무한한 연결성을 통해 비즈니스 혁명을 낳고 있다. 3D 프린팅은 공급사슬에 변화를 초래하고 증강·가상현실은 상상을 초월한 일들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디지털 혁신은 외부와의 협업을 가능케 한다. 오픈 소스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할 수도 있다. 중소기업들이 이러한 변화를 성장기회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툴(도구)의 습득과 이를 시장에 효과적으로 적용하는 통찰력이 요구된다. 물론 우리나라 중소기업 상당수가 영세한 현실에서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고 시장변화를 분석해내기란 말처럼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디지털 혁신이 경제를 지배하고 게임의 룰을 바꾸고 있는 상황에서 가만히 앉아서 바라볼 수는 없는 일이다. 척박한 기업환경이지만 디지털 플래폼을 활용해 성공한 사례가 방글라데시 서민금융기업 ‘BKash’이다. 이 회사는 은행계좌가 없어 금융거래에 불편을 느끼는 시골마을 주민들을 대상으로 송금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문맹이어서 글을 읽을 줄 모르고 은행이용에 서툰 이들에게 휴대폰 문자서비스를 이용해 적은 수수료로 금융거래를 원활히 해준 것이다. 라자팍사 공항의 실패 교훈 또한 중소기업들은 외부와의 협업과 오픈 소스를 통해 문제해결과 새로운 시장기회를 발견할 수 있다. 이는 민간의 아이디어를 빌어 R&D비용을 절감하고 시장을 개척할 수 있다. 캐나다의 금 제조회사 골드캡은 2000년대 중반 광산의 금맥이 고갈되자 외부 전문가들에게 모든 정보를 공개해 ‘어디서 금을 구할 수 있을 것인지’ 해답을 구했다. 그 결과 1천개 이상의 아이디어가 접수됐고 이중 110개를 대상으로 대안을 모색한 바 있다. 알렉스 교수는 아시아지역 중소기업들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아시아국가 중소기업의 GDP 비중은 25~30%에 불과하지만 현재 진행되고 있는 디지털혁명을 잘 활용하면 성장기회를 얻을 수 있다”며 “전자상거래, 데이터분석, 인공지능 등 값싼 도구를 이용해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강의 내용 중 흥미로운 사례는 전남 무안공항과 유사한 스리랑카의 마탈라 라자팍사 공항이다. 전임 대통령 이름을 딴 라자팍사 공항은 2억900만 달러의 건설비가 투입됐으며 이 가운데 중국이 1억9천만 달러를 대출했는데 2015년 대통령 선거에서 라자팍사가 퇴출되면서 공항기능을 거의 상실한 상태이다. 이 공항의 비전은 정글 한 가운데 국제무역 및 상업 중심지를 만드는 것이었으나 시장과의 연계성 부족과 인프라 부재로 현재 하루 2편이 운행되고 있을 뿐이다. 현재 인도기업들이 새로운 관리주체가 되고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우리지역 무안공항도 근본적인 활성화방안이 절실하다. 싱가포르에서 바라본 광주·전남의 미래는 우리 스스로의 성찰에 달려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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