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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전라도 정신’ 결집 호남중흥 전기삼자”

“‘전라도 정신’ 결집 호남중흥 전기삼자”
2018년은 국가적으로나 지역적으로 중요한 해
광주·전남·북 연대 새 천년 ‘그랜드플랜’ 그려야

 

‘전라도 새 천년’이 열렸다. 2018 무술년은 전라도(全羅道) 지명이 탄생한 지 1천년이 되는 해이다. 고려 현종 재위 9년(1018년)에 전국을 5도 양계로 개편하면서 전주를 도읍으로 하는 강남도(江南道)와 나주를 도읍으로 하는 해양도(海陽道)를 합쳐 전라도라 칭한 것이다. 이후 전라도는 숱한 고난과 역경을 헤치고 유구한 천년 세월을 꿋꿋이 견디며 오늘에 이르렀다. 전주 모악산, 광주 무등산이 의연한 자태로 가부좌를 틀고, 나주 영산강 350리 물줄기가 도도히 흐르며 전라도의 터전을 옹골차게 가꿔왔다.
그 울타리에서 전라도 사람들은 생명의 땅을 일구고 소리와 시·서화, 누정 등 그윽한 남도문화를 잉태시켰다. 또 북쪽 오랑캐와 남쪽 왜구가 쳐들어올 때는 죽창을 들고 달려나가 분연히 싸웠다. 이순신 장군이 ‘약무호남 시무국가(만약 호남이 없다면 국가도 없다)’라고 일컬은 것은 호남의 지정학적 중요성뿐 아니라 호남인의 정신까지 아우른 것으로 해석된다.
이순신 장군이 예찬한 ‘전라도 정신’은 근·현대에 이르러서도 굽이굽이 이어져 왔다.
몰락해가는 조선 조정의 무능과 외세에 항거해 들불처럼 번져간 동학혁명, 대한제국 말기 일제침략이 노골화되자 구국 항일투쟁을 맹렬히 전개했다. 일제 치하에선 3·1 만세운동과 광주학생독립운동을 벌여 민족혼을 일깨웠다.
특히 동학농민혁명은 현대에 전개된 여러 민주화 운동의 정신적 본령을 이룬다. 즉, 4·19 의거와 5·18 광주민주화운동은 독재정권에 굴하지 않고 맨손으로 민주주의를 쟁취한 민중의 쾌거이다. 그리고 이러한 민중의 각성은 시민의식으로 전이돼 ‘촛불혁명’으로 타올라 문재인정부를 탄생시킨 원동력이 되었다.
전라도 정도 천년을 맞은 2018년은 국가적으로나 지역적으로 매우 중요한 해이다. 오는 2월 강원도 평창에서 열리는 동계올림픽은 대한민국의 국가브랜드를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는 세계 스포츠제전이다. 미국, 러시아 등 강대국과 북한의 참여 여부에 따라 흥행이 좌우될 전망이다. 또 6·13 전국동시 지방선거는 호남의 미래 운명이 달린 선택이자 정치판도를 바꿀 수 있는 ‘태풍의 눈’이 될 것이다. 이와 함께 대통령 임기 등 권력구조 변화와 지방분권·지역균형발전을 포함한 개헌안 통과는 국운이 걸린 국가적 핵심의제이다. ‘전라도 새 천년’이 시작되는 문턱에서 그야말로 미래 호남의 운명을 가를 수 있는 결정적 시기가 도래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절체절명의 순간에 호남인은 그동안 다져온 저력을 바탕으로 시대정신에 맞는 슬기로운 판단을 해야 한다. 광주시와 전남도, 전북도 3개 시·도는 ‘전라도 천년 기념사업’을 통해 ‘전라도 정신’을 함께 공유함으로써 상생과 화합을 폭넓게 펼쳐가야 한다. 3개 시·도는 ‘전라도 천년 기념사업’을 1회성 기념행사로 그치지 말고 새로운 천년의 그랜드 플랜을 함께 그려나가는 ‘호남중흥’ 의 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박준수기자 jspark@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