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시포(九市浦) 겨울바다
지난 계절 아우성 소리 그친 겨울 바닷가
누군가에게 썼던 모래 편지는
답장 대신 해송에서 불어온 빈 바람의 수화
짠물이 빠져나간 백사장에는
닻에 걸려 소금기에 몸살 앓는 폐선과
썰물이 버리고 간 이방의 상형문자
파도거품 깨무는 갈매기는
허기진 쓸쓸함을 노래하고
버려진 것과 떠나지 못하는 것들만 쌓여서
노을 지는 겨울바닷가 저편 녹슨 그리움이 되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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