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작노트

구시포(九市浦) 겨울바다

구시포(九市浦) 겨울바다

 


지난 계절 아우성 소리 그친 겨울 바닷가

누군가에게 썼던 모래 편지는

답장 대신 해송에서 불어온 빈 바람의 수화

짠물이 빠져나간 백사장에는

닻에 걸려 소금기에 몸살 앓는 폐선과

썰물이 버리고 간 이방의 상형문자

파도거품 깨무는 갈매기는

허기진 쓸쓸함을 노래하고

버려진 것과 떠나지 못하는 것들만 쌓여서

노을 지는 겨울바닷가 저편 녹슨 그리움이 되어라.


'시작노트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무술년 새 아침, 사람이 온다  (0) 2018.01.03
기다림 혹은 그리움  (0) 2017.12.31
들꽃은 변방에 핀다  (0) 2017.11.09
바탐 원주민 마을에서  (0) 2017.11.01
저무는 시간 너머로  (0) 2017.1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