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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공약 난무한데 갈데없는 대학졸업생

일자리 공약 난무한데 갈데없는 대학졸업생


정부와 지자체, 기업 등 경제주체들의 일자리 공약은 매일같이 쏟아져 나오지만 정작 청년들은 마땅히 갈 곳이 없는 모순된 현실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지방선거를 앞두고 후보들마다 입만 열면 ‘일자리를 책임지겠다’고 외치고 있다. 하지만 상황은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청년들을 애타게 하고 있다.
이같은 답답한 상황은 최근 열린 대학 졸업식장에서 그대로 읽을 수 있다. 경기침체 장기화와 극심한 취업난으로 광주지역 상당수 대학생들이 졸업식에 나오지 않거나 혼자서 쓸쓸한 졸업식을 맞이했다.
지난주 졸업식을 가진 광주 한 대학교의 경우 가족, 친구들이 북적여야 할 졸업식이 예년에 비해 썰렁함 그 자체였다. 가족들 없이 친구들과 조용히 사진을 찍거나 혼자 와서 몰래 졸업장만 들고 황급히 자리를 뜨는 졸업생들도 쉽게 목격할 수 있었다. 광주지역 다른 대학도 대다수 학과가 졸업생 절반 가량이 졸업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혼졸’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뿐만아니라 교정에는 졸업생보다 꽃을 판매하려는 상인들이 더 많은 진풍경이 연출됐다. 사진사들도 손님이 없어 개점휴업 상태로 캠퍼스를 서성거리는 웃지못할 상황이 벌어졌다.
대학 졸업식 풍경이 바뀐 것은 취업난 때문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만 15-29세 청년 실업률은 9.9%로 2000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졸업과 동시에 ‘백수’가 되는 취업한파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극심한 취업난으로 졸업을 유예하거나 타 지역으로 취업준비를 위해 떠나는 학생들도 늘고 있다.
도대체 정치권과 정책 당국자들은 언제까지 일자리 공약만 남발하고 있을 것인가. 더불어 지방선거 출마예정자들 역시 너도나도 일자리 창출을 내걸고 있지만 제대로 실천가능한 계획이 얼마나 되는 지 알 길이 없다. 애타는 청년들의 심리를 이용하여 우선 표만 얻고 보자는 얄팍한 속셈이 앞서는 건 아닌지 의심스럽다. 따라서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청년들이 앞장서서 일자리창출 공약을 철저히 분석해 능력이 검증된 후보를 선택해야 할 것이다. 미래 꿈나무들에게 책임있는 일자리정책과 공약이 나오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