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에 위선 드러낸 안희정 전 지사의 몰락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에서 최악의 성추문에 휘말리며 하루아침에 몰락하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를 보는 국민들의 심정은 충격과 배신감으로 깊은 허탈감에 빠져 있다.
그동안 국민들은 안 전 지사에 대해 젊고 개혁적인 이미지와 합리적인 리더십을 가진 정치인으로서 높은 기대감을 가지고 있었다. 특히 노무현 전 대통령이 ‘동지’라고 표현할 만큼 신뢰를 표시했기에 호감을 가졌다. 또한 그에 따른 후광을 바탕으로 지난해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2위를 차지하는 등 대권 잠룡으로서 확고한 정치적 기반을 쌓은 그였다.
그렇게 전도양양한 정치인이 수행 여비서의 ‘미투(Me too·피해고백)’ 폭로로 부도덕한 행위가 만천하에 드러나 나락으로 떨어지는 비운을 맞게 됐다.
성폭력 피해 여비서가 한 방송사에 나와 밝힌 그의 성추문은 정치지도자로서 부도덕할 뿐 아니라 소수자 인권을 강조해온 그의 이중적 태도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 안 전 지사가 피해 여비서를 불러내 미투를 이야기하면서 또 성폭행을 일삼았다는 것은 도저히 용서받지 못할 추악한 행위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안희정 전 지사를 처벌해 달라는 청원이 빗발치고 있다. 청원인들은 "권력을 이용해 개인의 인권을 박탈하는 성폭력은 정치계부터 근절돼야 한다"며 분노하고 있다.
한국당도 "겉과 속이 다른 좌파 진영의 이중적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사건이자, 민주당의 성 문제에 대한 도덕적 해이를 여실히 보여주는 일"이라며 "자신들이 얼마나 이중적인지, 자신들이 빠져있는 집단적 도덕적 해이의 민낯을 돌이켜 볼 필요가 있다"고 좌파 진영을 성토하고 있다.
이번 사안은 법조계와 문화계·연예계 등에서 터져나온 미투와는 다른 중대한 심각성을 띠고 있다. 안 전 지사 본인의 사퇴로 해소될 사안이 아니다.
자칫 불똥이 ‘적폐청산’ 등 개혁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문재인정부와 민주당으로 옮겨갈 경우 국정추진 동력이 급격히 떨어질 수 있다. 그리고 정국이 송두리째 흔들리며 지방선거에 중대 변수로 부상할 수 있다. 따라서 민주당, 그리고 정치권 전반의 반성과 자정노력이 요구된다. 이번 사태를 민주당과 정치권에서 어떻게 수습해나갈지 국민들은 예의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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