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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노트

독백

독백

 

내상(內傷)이 깊었다
허투루 살지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하루 아침에 넝마가 된 나를 발견했다
슬픔을 넘어선 고통이 있다는 걸 난생 처음 알았다
내가 감당하기에는 너무 버거울 정도였다
비틀거렸다, 낭떨어지에서 비틀거렸다
침묵으로, 침묵으로 버텼던 세월도
내상을 아물리기에는 약발이 듣지 않을지 모르겠다
내 삶의 뒤안을 돌아볼 것이다
낡은 그늘이 잡초위에 드리운
그 시간을 그 허허로움을
어찌 버텨낼 수 있을까
쓸쓸함을 어루만지면서
사금처럼 반짝거리는 언어 한 톨을
찾아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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