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물도 갈매기
섬은
바다 한 가운데 떠있는
쉼표
거제도는 큰 쉼표
매물도는 작은 쉼표
여객선이
푸른 원고지 위에
길게 시를 써내려간다
갈매기들이
한 줄 두 줄 따라 읽다가
줄을 바꾸는 사이
파도가 지우는 바람에
그만 나머지 문장을 놓치고 말았다
포말로 흩어진 미완의 시
다시 되돌려 읽을 수 없는
상형문자 바라보며
간신히 쉼표 하나 붙들고 있는
매물도 갈매기
끼룩 끼루룩
잃어버린 문장이 떠오르기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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