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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현장 ‘태봉마을’ 치유공간으로 조성돼야

5월 현장 ‘태봉마을’ 치유공간으로 조성돼야


80년 5월 마을을 지키기 위해 계엄군에 맞섰던 광주 동구 소태동 ‘태봉마을’이 방치된 폐가와 넘쳐나는 쓰레기 등으로 흉물스런 모습이라고 한다.
태봉마을은 1980년 5·18 당시 마을주민들이 스스로 지역방위군을 편성해 계엄군에 저항한 마을로 마을 전체가 계엄당국에 의해 탄압받고, 40여 명의 주민들이 연행돼 고초를 겪는 등 5월의 아픔이 배인 현장이다.
이처럼 주민 모두가 5·18민주화 운동의 투사였던 이 마을은 5월 민주화운동의 명예회복과 더불어 ‘아름다운 오월마을’이라는 이름을 얻었지만, 현재의 마을상태는 폐허와 다를 바 없이 황폐화돼 있다. 개인 소유 밭은 전혀 관리가 되지 않은 채 쓰레기가 쌓여 있고, 빈 집들은 녹슬고 기울어진 철제 대문 등 세월의 흔적을 그대로 받은 듯 망가진 채로 흉가처럼 방치돼 있다. 또 누구나 쉽게 드나들 수 있을 정도로 개방돼 있는 실정이어서 범죄 위험성도 안고 있다.
주민들은 오월마을의 취지와는 다르게 우범지대화하는 마을에 대해 깊은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이렇게 된 데는 마을 앞에 제2순환도로가 들어서고 5월 유공자 등 상당수 원주민들이 빠져나간 뒤로 지자체에서 관심조차 보이지 않으면서 그 어떠한 정비 사업이나 관리가 이뤄지지 않은 탓이라는 게 주민들의 주장이다.
한 주민은 동구 두드림 앱을 통해 “마을은 5·18 당시 투철한 시민정신으로 민주주의 실현에 이바지한 역사 현장이지만 환경이 좋지 않아 주택 보수와 신·증축에도 어려움이 크다”며 “폐가가 즐비해 있고, 마을 입구에만 설치된 CCTV가 과연 안전을 책임질 수 있는지 조차 의문이지만, 관할 행정당국은 뒷짐을 지고 있다”고 민원을 제기했다.
이에 동구청은 두드림 앱을 통해 임택 구청장의 사과와 함께 조만간 방문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지만 아직껏 이렇다할 답변은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동구청은 오월 역사를 재조명하는 차원에서라도 하루 속히 마을을 재정비해 5월 당시 주민 전체가 부당한 피해를 당한 ‘태봉마을’에 대한 치유와 공동체 회복에 나서 ‘아름다운 오월마을’로 탈바꿈시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