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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창조도시

지역의 창조역량을 키우자 <11>창조도시의 명암

창조역량] ‘빌바오 효과’ 장밋빛 기대는 금물
지역의 창조역량을 키우자 <11>창조도시의 명암

예술재생 맹목적 모방보다 지역사회 내부에서 찾아야
개발효과 중산층 편중…주민전체 삶의질 제고 바람직


입력날짜 : 2011. 08.26. 00:00

일부학자들은 도시재생에 예술을 접목하는 효과가 정말로 상생적인지 연구가 미흡하고 성공의 척도가 단기적이고 사회적 관점보다는 경제적으로 초점이 맞춰져왔다고 비판한다. 사진은 버밍엄 불링지구내 오래된 성당옆에 대규모 건축공사가 한창이다.
빌바오 효과=<문화가 도시의 경쟁력을 높이는 사례>

2천년대 들어서 문화와 예술을 접목한 도심재생이 선진국 도시들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학자들은 이러한 도시계획 전략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너무 많은 도시들이 빌바오효과에 빠져들고 있고 미국 학자 리처드 플로리다의 2002년 저서 ‘창조계급의 부상(the rise of the creative class)’-쇠퇴도시에 문화와 미디어산업의 접목 이후 장밋빛 번영-을 맹목적으로 등식화하고 미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필자가 영국 버밍엄에 머무는 동안 접한 일간지 인디펜던트(THE INDEPENDENT) 7월1일자 신문에 눈에 띄는 기사가 있었다. ‘도시재생의 예술(THE ART OF URBAN REGENERATION)’이란 제목의 이 기사는 영국의 해안도시들이 미술관과 전시회를 통해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지만 그것들이 항상 지속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인가에 의문을 제기하는 내용이었다.
여기에 기사내용을 간추려 소개한다.
포크스톤(Folkstone)은 영국 바닷가 도시중 하나이다. 날씨가 좋은날엔 기분이 한껏 들뜰 수 있는 곳이지만 흐린 날은 기분이 축처지는 곳이다.
분주한 항구, 모래해변, 휴일산업, 리아스 절벽에 줄지어선 호텔은 경치좋은 바닷가에서 대체로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최근 여기에다 몇가지 새로운 것들이 생겨나고 있다. 분수와 현대식 건물의 레스토랑, 그리고 아이들이 뛰어다니며 즐거워하는 보도가 그것이다.
포크스톤 어디에도 이러한 관광산업이 장기적으로 쇠퇴할 것이란 사실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다.
그래서 부동산업자 로저 드 한(Roger De Haan)은 그의 회사를 팔고 포크스톤 트리엔날레를 개최해 소금기어린 도시를 예술주도 재생을 위한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선 “사람들이 포크스톤을 떠나고 있고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라는 우려를 말한다. “재생은 위로부터 부여되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에 내재돼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므로, 번쩍이는 전승물 대신에 기금은 포크스톤 역사의 중심에 있는 창조지구(Creative Quarter)에 4천만 파운드를 투자했다. 그것은 125년 임대조건으로 80개 건물을 개조해 제공한다. 이는 창조예비기업이나 창조기업에게 무료로 이용가능하다.
음식축제 엠블럼
유럽 최대의 컨벤션도시인 버밍엄은 아기자기한 축제도 많이 개최된다. 거리에 음식축제 엠블럼이 눈길을 끈다.
포크스톤 모델은 1997년에 상징적인 구겐하임 미술관을 개관한 빌바오효과와 아주 동일한 것은 아니다.
다행스럽게도 구 포크스톤은 지난 4월에 현대미술관(Margate‘s Turner Contemporary 센터)개관 등 켄티쉬(Kentish) 해변개발을 위한 이같은 프로젝트를 통해 빌바오효과를 추구하고 있다.
이밖에 최근 웨이크필드(Wakefield)와 글래스고우에 또 다른 미술관(Hadid‘s Riverside Museum)이 오프닝해 예술주도 재생의 삶을 제공하고 있다.
부동산업자들은 이같은 프로젝트를 약간 과장시켜 말하는 경향이 있다.
이들은 “부동산업자로서, 우리는 그 지역이 새로운 문화정체성으로부터 번영하고 혜택을 받을 것으로 확신한다. 그것은 평화로운 장소를 찾는 가족단위 관광객들에게 아주 인기있는 지역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유명한 브리튼(Brighton)과 같은 지역보다도 더욱 여유롭다”고 강조한다.
한 부동산업자는 “수십년동안, 켄트지역의 많은 해안들은 평가절하돼 왔는데, 이제 호시절이 돌아오고 있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초고속열차, 해저터널, 새로운 페리서비스 등 향상된 인프라가 이를 뒷받침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지역개발업자 쟈넷 버넬(Janet Burnell)은 “나는 이러한 문화재생이 그 지역을 끌어올린 것처럼 켄트 동부지역 부동산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것이 제대로 작동할까? 왜냐하면, 이 불경기에 예술재생모델이 너무 한꺼번에 풀리기 시작했다.
런던 킹스칼리지의 지리학과 교수 로레타 리즈(여)는 “우선, 인력과 자금을 수반하는 자금조달의 대부분이 더 이상 어려운 상황이다”라며 “예술재생이 너무 확산된 정설같다” 고 꼬집었다.
그녀는 다른 사람 희생의 댓가로 중상류층이 즐기는 이 모델에 몇가지 심각한 약점이 있다고 확신한다. “예술주도 재생에 관한 증거는 사회적으로 소외된 계층과 상관관계가 매우 취약하다. 그리고 평가가 약화돼 왔다”고 리즈는 말했다.
진짜 문제는 거기에 심층적인 연구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정부는 이 방법을 고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리즈는 “이들 지역에 예술을 접목하는 효과가 정말로 호혜적인지(상생적인지) 연구가 미흡하고 성공의 척도는 단기적이고 사회적 관점보다는 경제적으로 초점이 맞춰져왔다. 보다 많은 예술주도 고급주택단지화보다는 그리고 저소득집단이 배제되지 않는 예술주도 재생이 이뤄져야 한다”고 그녀는 말했다.
연금삭감 항의 시위
지난 6월30일 버밍엄에서 교사와 공무원노조가 정부의 연금삭감 방침에 항의하며 시내를 행진하고 있다. 이날 노조는 런던 등 전국 80개 도시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여 1만1천여개의 학교가 수업을 중단했다.
그러나 이 국가주도 고급주택단지화에 실행가능한 대안은 없다. 정부는 여전히 이 도시재생의 모델을 단지 고급주택단지화중 하나로 보고 있다. 그들은 다른 대안을 볼 수 없다.
마찬가지로, 문화계 내에는 재생수단으로서 지속적으로 예술을 포지셔닝하는 것, 도구적 의제에 관해 불편하게 생각하는 상당한 여론계층이 있다.
왈살(Walsall)에 있는 한 미술관 관장은 “나는 사람들이 예술의 존재가 사회변동의 대리자로서 사용되는 것에 피로감을 느낀다고 생각한다”며 “사람들이 만병통치약(a panacea)으로 이것을 먹이려는 정치인에 의해 사육되고 있다”고 날카롭게 말했다.
아울러 미술관과 축제는 그 지역주민에게 제공돼야 하고 그들의 삶의 질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리즈는 “예술주도 재생이 단지 중상층 소득계층이 밀집한 지역에서만 작동하고, 장기예측을 확신하지 못한다”고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말겟(Margate)같은 지역은 이 중산층인구를 갖지 못했고 사람들이 그곳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생각과 성 판크라스(St Pancras)에 연결되는 새로운 초고속열차를 이용하리라는 생각, 나는 개인적으로 그것이 의심스럽다”고 그녀는 말했다.
또 다른 학자(Hepher)는 “웨스트 브롬위치(West Bromwich)에 대중예술센터를 가지고 성공하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것은 웨스트 브롬위치에 새로운 것을 가져오거나 촉매로서 역할하도록 의도됐다. 그러나 그 건물자체는 그들이 의도한 전시와 행사를 유치하는데 실패했다. 비록 웨스트 브롬위치에 다른 개발이 진행중이지만 그것은 그 지역이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알솝(Alsop)의 아름답게 장식된 건물은 빌바오효과의 죽음(demise)을 위한 상징이 됐다”고 말했다.

이 기획물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영국 버밍엄=박준수 기자jspark@kj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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