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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노트

무등산에서

무등산에서

 

누가 알랴,
젖은 가슴으로 산으로 가는 사람의 마음을,
가쁜 세상살이 길이 막혀 쉬어갈 곳 없는
나그네의 길을,
깊은 바닥으로 가라앉는 노을이 되어
산 그림자에 취한 사람의 마음을.
산에는 나만의 길이 있다.
바위와 가시덤불이 엉켜있는
원시의 길이지만
젖은 마음을 내려놓고
지는 해를 바라보는 안식의 시간이 있다.
안개 자욱한 소나무 숲길을 따라
산문을 향하는 어느 구도자의 뒷모습이,
봉숭아 붉은 잎으로 타오르는
선방의 화두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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