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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계림동 헌책방 거리 부활 기대한다

추억의 계림동 헌책방 거리 부활 기대한다

 

지금 40대 이상이라면 학창시절 광주 동구 ‘계림동 헌책방 거리’를 한번쯤 가보았을 것이다. 광주고 오거리에서 계림오거리에 이르는 700m 구간에 위치한 이곳은 1960-1970년대를 주름잡던 중고서적 구입의 메카다. 잃어버린 교과서를 사려는 학생들부터, 귀하디귀한 고서적을 찾는 어른들까지 모두 이곳을 찾았다. 책방 주인은 무질서하게 얽혀 있는 책들 사이에서도 기가 막힌 재주로 원하는 책을 찾아주며 구매자에게 ‘보물찾기의 기적’을 선물했다.
하지만 이런 기억들은 희미한 추억으로 변한 지 오래 되었다. 한때 거리 전체가 60여개의 서점들로 성업을 이루던 옛 모습은 사라지고 현재 7곳이 남아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급속한 사회 변화로 대기업이 운영하는 대형서점이 곳곳에 생겨나고, 인터넷 서점이 발달하면서 점점 쇠퇴의 길을 걸었다. 고령화와 운영난으로 문을 닫는 곳이 하나 둘 늘어나기 시작해 요즘 젊은이들은 이곳의 존재조차 잘 모르는 실정이다.
그런데 시간이 멈춘 것과 같은 이곳이 최근 변화의 기운이 감지되고 있다. 힘든 여건 속에서도 문을 여는 헌책방 점주들과 시민 간의 관계를 회복시키기 위한 토크콘서트가 오는 19일 오후 4-6시 광주고 정문 앞 커피유림(동구 중앙로 298-2)에서 열린다. ‘계림동 처방전’이라 이름 붙여진 이 콘서트는 광주에서 활동하는 책문화기획자 유휘경씨의 아이디어로부터 기획되었다. 헌책방 거리의 존재와 가치를 재조명하고 인문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콘서트는 7곳의 서점 중 5곳의 서점(고서점·광일서점·대교서점·문학서점·유림서점) 주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헌책방 거리의 옛 명성과 역사, 에피소드 등을 풀어낸다. 모두 1970년대부터 서점을 운영하며 거리를 지켜온 이들로, 거리 역사의 산 증인들이다.
이 프로젝트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ARKO)의 지원사업 ‘인문360° 골목콘서트’에 선정됐다. 사실 타 지역의 경우 헌책방에 대한 지원이 많은 편이다. 서울 청계천 헌책방거리는 서울 미래유산으로, 부산 보수동 책방골목은 관광명소로 지정돼 활기를 되찾고 있다
유구한 역사를 지닌 계림동 헌책방거리도 이번 콘서트를 계기로 광주의 또 하나의 문화거리로 부활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