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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노트

<시>마레지구 노천카페에서

<시>마레지구 노천카페에서 

 

파리 한복판 마레지구 골목길

노천카페에서 마시는 커피잔 속에

파리의 가을이 프리마처럼 번져간다

갈색커피의 유혹에 감겨드는 프리마의 하얀 살결

커피향보다 진한 샤넬향수가 코끝에 스멀거린다

수많은 인종들의 인파속에 뒤섞인 언어들이

저마다의 철자법으로 매듭지어진다

한 모금 가을이 노을처럼 몸안에 고독으로 내려앉는다

아듀,

떠남의 시간은 스쳐지나가는 기차의 기적소리처럼

잠시 귓전에 울리나 오래도록 추억으로 붙박힌다

가을날 사랑은 이토록 짧게 저물고

마로니에 낙엽지는 파리 동역에서 막차가 떠난다

세느강을 흘러가는 추억들이여,

가을날의 방황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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