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란
-박준수
인생이란
새벽에 길을 나서 저녁에 신발끈을 푸는 것이다
꽃은 피었다가 향기 한 소절 바람에 전해주고
지나니
눈보라 헤치고 산을 넘어가는
이 밤
가난을 깁는 어머니의 손길이 그리워
별들이 묻힌 하늘을 헤매인다
턱까지 숨차오르는 역경은 늘 나를 단련시키고
만신창이가 되어 흐르는 강물이더라도
언제나 그랬듯이
새벽항구에 불밝히고 오는 여명의 시간이여
인생이란 외발로 서 있는 나무인 것
그대가 바라다보이는 언덕에서
그리움을 한꿈치씩 높이며
늙어가는 망부석인 것
메마른 저녁 어스름에 한 점
별빛으로 그대 이름 부르나니
인생이란 메아리로 살다 숲으로
걸어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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