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는 가을편지처럼커피는 가을편지처럼
-박준수
그리움을 담고 있다
마음에서부터 바람이 불어와
한 모금 가슴을 타고 내려가는
흰구름,
광주비엔날레 설치미술작가
벵상+페리아 씨와 만난 상무지구 커피숍에서
예술은 일상으로 돌아와 자리에 앉는다.
에스프레소에 입술이 적실때면 묻어나던 가을,
나는 카푸치노의 갈색 은유에 반해
그들 대신 진한 향수병을 앓고
몇줄 남겨둔 편지의 여백을 애써 채우려
비엔나의 항구를 떠올린다.
카페인보다 강렬한 예술의 불면증이 깊어져
시인들은 편지를 부치지 못한 채
삶의 고뇌를 실어보내려
세느강의 밤배를 탄다.
이방의 노천카페에서 마시는
커피는 가을편지처럼
강바람의 푸른 손길을 타고
향기를 곱게 접어 너에게 안부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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