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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임진년 새 아침 무등에 오르다

2012년 새해 아침 무등에 오르다

 

2012년 새해 아침을 무등산 장원봉에서 맞았다.

우리 회사는 매년 새해 첫 아침 이곳 무등산에 올라 일출을 바라보며 한해의 안녕과 소원을 기원한다.

전 직원이 참석하는 해맞이 행사는 연중 가장 중요한 행사로 새벽 6시 무렵 집결해 동이 트기 전 산에 오르기 시작한다.

지난 몇 해 동안 서설(瑞雪)이 내려 온 산하를 은세계로 바꿔 놓았는데, 올해는 포근한 기온에 가랑비가 조금 내렸을 뿐 등산하기에는 좋은 날씨였다.

등산로는 다소 가파르긴 하지만 그리 힘든 코스는 아니다.

더구나 새해를 맞이하는 엄숙한 각오를 마음속에 간직한 터라 내딛는 발걸음이 힘이 솟는다.

잣나무 숲길을 따라 이어지는 산길은 한참 오르막길이 계속되는데 소나무가 빽빽이 군락을 이뤄 제법 운치가 느껴진다.

산에 오를 때마다 깨닫지만 자연과의 교감을 통해 얻는 마음의 평온은 그지없이 고즈넉하다.

산길을 중간쯤 오르면 차츰 숨도 차오르고 발걸음도 무뎌진다.

그렇지만 동료들과 여럿이 대오를 지어 오르기 때문에 은연중 경쟁심도 생기고 제 페이스를 유지하기 위해 더욱 힘을 내본다.

그렇게 40여분을 오르다 보면 마침내 장원봉에 다다르게 된다.

발아래 아직 어둠이 깃든 시가지가 은하계처럼 반짝거린다.

마치 오색보석을 뿌려놓은 것처럼 형형색색이 아름답다.

하늘은 어둠에 가려진채 산능선들이 무겁게 가라앉아 있다.

일기예보에 따르면 구름이 덮여 있어 해돋이를 보기 어렵다고 한다.

우리 일행은 10여분동안 해맞이 기원행사를 갖고 회사의 발전과 개인의 소망을 간절히 빌었다. 60년만에 찾아오는 흑룡의 해를 맞아 모두에게 축복이 가득하길 빌어본다.

그리고 각자 준비해온 술과 음식을 나누며 덕담을 주고 받았다. 나이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서로가 그저 한 가족처럼 정겹고 살갑게 느껴지는 순간이다.

정상에서 한 시간 가량 해맞이 기원행사를 마치고 하산을 시작한다.

이때쯤이면 어느덧 날이 밝아 세상이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난다.

그리고 임진년 한 해가 새날을 열어 우리를 불러들인다.

우리는 올 한해를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

모두의 꿈과 소망이 활짝 피어나기를 기원하는 새해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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