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작노트

파리에서 만난 상하이 여인

파리에서 만난 상하이 여인

 

 

파리 오페라 하우스 광장에서

햇빛만큼 눈부신 상하이 여인을 만났다

긴머리와 갸름한 얼굴에 가는 허리

동양적 외모이지만 눈웃음이 매력적이고 활달하다

그녀와 라파예트 백화점 쇼핑을 하면서

나는 여인의 향기와 샤넬 향수에 취해

시간가는 줄 몰랐다

유창한 영어와 세련된 매너

양귀비에 넋을 잃고 정사를 망친

중국 황제의 심정을 알 것만 같다

설마 내가 이브의 유혹에 사로잡힌 것 아니겠지

그러나, 야속하게도 우리의 만남은 너무도 짧았다

시내를 걸으며 한 레스토랑에서 마지막 식사를 함께 했다

공항으로 가야할 시간이 다가왔기 때문이다.

상하이 여인을 두고 떠나야 하는 발길이 무겁기만 하다

지금, 파리를 생각하면 설레이는 건 향수 때문이 아니다

그 짧은 인연에 취한 탓이다.

 

'시작노트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봄비  (0) 2012.03.17
물개  (0) 2012.03.07
영광 백수 해안에서  (0) 2012.02.26
겨울 광야의 노래  (0) 2012.02.06
추억의 피아노  (0) 2012.0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