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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노트

물개

물개


목욕탕 한 귀퉁이에
몸을 말리고 있는
물개
드넓은 바다 긴 항해에 지친 듯
잠에 빠져들었다
꿈속은 그가 지나쳐온 어느 섬이 나타난다
그가 놓친 정어리 한 마리가 아무일 없다는 듯 헤엄쳐 지나간다
붙잡으려 하지만 팔이 닿지 않는다
물가에서
토르소 몸통으로 노을진 바다를 추억한다
물속의 세상이 여전히 탐욕스럽다
욕망의 덩어리
휴식이 필요하다
허물벗은 사내들의 변종,
물개
그들은 오늘도 사이좋게 몸을 말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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