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작노트

봄비

봄비

 

오늘 누가 오려는가
귀 쫑긋 세우는 버들개지
눈보라 휩쓸고 간 백제 땅에
말 발굽 소리 아득히
천년 역사를 달려오네
낙화암 궁녀들 흘러간
백마강 물이야
오늘도 변함없이 도도하여라
숨죽여 살아온 산천초목
천근만근 恨을 내려놓고
새 잎으로 눈뜨는 강토여
메아리처럼 되뇌는
고란사 동안거 선승의 게송(偈頌)인양
봄비가 하염없이
중생의 묵은 마음 밭을 적시노라. 
 

 

'시작노트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가 고픈 날   (0) 2012.03.25
3월의 거리는 수상하다  (0) 2012.03.25
물개  (0) 2012.03.07
파리에서 만난 상하이 여인  (0) 2012.03.03
영광 백수 해안에서  (0) 2012.0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