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오늘 누가 오려는가
귀 쫑긋 세우는 버들개지
눈보라 휩쓸고 간 백제 땅에
말 발굽 소리 아득히
천년 역사를 달려오네
낙화암 궁녀들 흘러간
백마강 물이야
오늘도 변함없이 도도하여라
숨죽여 살아온 산천초목
천근만근 恨을 내려놓고
새 잎으로 눈뜨는 강토여
메아리처럼 되뇌는
고란사 동안거 선승의 게송(偈頌)인양
봄비가 하염없이
중생의 묵은 마음 밭을 적시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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