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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노트

장성호(長城湖)에서

장성호(長城湖)에서

 

장성호는 여인의 마음을 닮았다
옹골찬 사내 하나 품고 싶은 마음
하늘의 별이라도 따려나
젖가슴 활짝 풀어 놓고 산마루에 누웠네
그러나 아무 사내나 품을 수 없다는 듯
넘실대는 강물에 몸을 담그고
임꺽정, 전봉준 같은
힘 쎄고 칼 잘 쓰는 사내놈 어디 없나
황룡들녘 굽어보는데
쓸만한 사내놈은 그림자도 안보이고
허송세월 몸만 불어나니
어디 산이나 하나 품어볼까
젖가슴 열어놓고 산을 품었더니
호수에 비친 이 산은 누구 산일까
사람들이 살금살금 훔쳐보는 이 산은
내 마음마저 속절없이 붉어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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