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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불감증’이 빚은 다뉴브강 유람선 참사

‘안전불감증’이 빚은 다뉴브강 유람선 참사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유람선 충돌사고로 한국 관광객 26명이 사망 또는 실종되는 참사가 발생해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침몰한 유람선 '허블레아니'에는 관광객 30명, 가이드 3명이 포함된 한국인 33명이 타고 있었으며 이 가운데 7명은 구조되고 나머지 26명은 사망 또는 실종 상태이다. 여기에는 여수시민 4명이 승선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 가운데 1명은 무사히 구조되고 3명은 실종돼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이들은 국내 여행사 ‘참좋은여행’ 패키지 여행을 하던 중이었다.
이번 사건 역시 안전수칙을 무시한 ‘안전불감증’이 빚은 참사였다. 이날 사고는 늦은 밤(현지 시각 밤 10시 무렵)에 기상조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벌어졌다. 외신과 현지 언론보도에 따르면 이날 날씨도 좋지 않았지만, 이달 들어 헝가리를 비롯한 동유럽 쪽은 많은 비가 내린 탓에 다뉴브강 수위도 상당히 높았다고 한다.
저녁 들어 비가 내리고 강한 바람이 부는 등 기상 상황이 좋지 않았지만, 현지 유람선 업체들은 정상적으로 배를 운항했다. 
다른 배에 타고 있다가 글을 올렸던 한국인 관광객은 '안전 불감증인지 승객들 구명조끼도 안 씌워줬다'고 전했다. '허블레아니'에 탔던 관광객들이 구명조끼 등 안전장비를 갖췄는지도 확인되지 않았다.
상황을 종합해보면 심야에 기상악화 속에서 유람선이 운행하면서 시야가 어두운데다 강한 바람이 불어 사고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뿐만아니라 승객들이 구명조끼도 안입은 상태여서 배 침몰과 함께 물에 잠겼을 가능성이 크다. 물살에 휩쓸려 간 경우도 비가 내리고 어두운 상황이어서 구조가 쉽지 않았다.
결국 기상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무리하게 배를 운항했고 안전장비도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충돌사고가 발생한 것이 수십명의 목숨을 잃게 된 참사로 나타나고 말았다. 그동안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국내에서 선박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았지만 이제는 해외에서 대형참사가 발생해 ‘안전불감증’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다는 사실에 다시 한번 경종을 울려주고 있다. 곧 다가올 여름 휴가철을 맞아 해외여행 시 안전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