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속 마한역사 고대사에 새롭게 평가돼야
백제 역사의 그늘에 가려 베일에 가려졌던 마한의 실체가 점차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1일 전남문화관광재단 문화재연구소가 공개한 ‘영암 내동리 쌍무덤(기념물 제83호)’의 발굴조사 결과는
마한의 존재를 확인시켜주는 중대한 성과로 평가된다.
조사 결과, 내동리 쌍무덤은 너비 53m(단축 33.6m), 높이 4-7m 규모의 6세기 전후에 축조한 방대형 고분으로 밝혀졌다. 매장 시설은 석실 1기, 석곽 3기, 옹관 2기, 총 6기가 겹쳐 확인됐다.
출토 유물은 대도(大刀)를 비롯해 자라병, 유공광구소호, 단경호 등 다양한 토기와 곡옥(굽은 옥), 대롱옥 등 수 백점의 유리구슬이 쏟아져 나왔다.
특히 유리구슬과 영락(瓔珞․얇은 금속판 장식) 금동관 편이 확인돼 주목된다. 이는 나주 신촌리 9호분에서 출토된 금동관(국보 제295호) 장식과 비슷하다. 신촌리 금동관은 백제보다는 대가야의 양식에 신라적인 요소를 띠고 있어 백제와 구분되는 마한의 존재를 확인시켜주는 최고의 위세품으로 파악되고 있다.
따라서 당시 영산강유역 고대 마한사회 영암 내동리 쌍무덤에 안치된 피장자의 지위나 권위는 나주 신촌리 고분의 피장자와 더불어 이 지역일대 최고의 권력자로 추정된다. 또한 고분 주구(무덤 주위를 둘러판 도랑)에서는 동물 형상식륜(形象埴輪․일본 고분에서 확인되는 닭, 말 등 모양의 토제품으로 제의 관련 유물)도 나왔다.
이번 조사를 통해 6세기 전후 마한의 대규모 세력집단이 존재했고 일본과 활발하게 교류를 펼쳤다는 것을 밝혀냈다.
호남 고대사의 근간인 마한이 고대국가의 주도 세력이었음을 밝히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영산강유역 마한사회에 대한 꾸준한 조사·연구가 진행돼야 한다. 최근 민주당 서삼석 의원은 ‘마한역사문화권 조사연구와 정비에 관한 특별법’ 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경남에서는 국정과제로 가야문화권 조사연구 및 정비 사업이 대대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마한문화권 조사연구와 정비사업도 가야문화권처럼 국정과제에 포함돼 활발하게 이뤄져야 한다. 호남 고대사의 근간인 ‘마한’을 새롭게 평가하는 작업을 통해 전남의 역사·문화적 위상을 새롭게 확립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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