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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마케팅’ 돋보인 장성 황룡마을

‘이야기 마케팅’ 돋보인 장성 황룡마을

 

쇠락해가는 마을들이 ‘숨은 이야기’에 의지해 다시 일어서고 있다. 마을마다에는 설화, 공동체 정신이 이어져 오고 씨족중심의 종가문화가 아직도 오롯이 존재하고 있다. 그리고 전라도 땅에는 천년세월 동안 켜켜이 쌓인 유구한 역사와 문화가 녹아 있다. 선사시대 유적부터 천년고찰, 누정문화, 동학혁명, 항일의병 전적지, 근대역사유산에 이르기까지 시대별로 조상들의 숨결과 삶의 흔적들이 고즈넉이 남아 있다.
이러한 이야기들이 되살아나 마을공동체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세상을 품다, 마을을 잇다’라는 주제로 지난주 무안종합스포츠파크에서 열린 ‘2019 전라남도 마을이야기 박람회’에 참가한 마을들이 대표적이다. 이 중 전남도 최고의 ‘스토리가 있는 마을’로 선정돼 대상(농림축산식품부장관상)을 차지한 장성 황룡마을이 눈길을 끈다.
장성 황룡마을은 마을 사람들을 몰래 돕는 황룡 ‘가온’의 이야기, 김황식 전 총리 가문과 일제 강점기 시절 형설학원을 설립해 가난한 이들에게 배움을 펼쳤던 김영하 등 뛰어난 인물을 배출한 고장이다. 그리고 조선 명종 때 공조좌랑을 지낸 김경우가 500여년 전 산수와 벗하며 풍류를 즐기기 위해 짓고 조성한 ‘요월정 원림’ 등을 이야기로 발표해 참가자들로부터 높은 호응과 관심을 이끌어냈다.
마을 소멸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마을에 깃든 향토자원을 발굴해 ‘이야기 마케팅’을 펼치는 태도가 참신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
장성군은 황룡이 숨어 살았다는 전설을 지닌 황룡강에서 착안해 지자체 최초로 ‘옐로우시티’색채마케팅을 펼쳐 도시 곳곳을 노랗게 디자인하고 있다. 황룡강의 전설로부터 탄생한 ‘옐로우시티’는 지자체 최초의 컬러마케팅 성공사례로 타 시·군의 벤치마킹과 연구의 대상이다. 여기에다 이번에 마을의 이야기가 장성군을 대표하는 상징이 됐다는 점에서 황룡마을 사람들은 큰 자부심을 갖고 있다. ‘2019 전라남도 마을이야기 박람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장성 황룡마을의 ‘이야기 마케팅’이 돋보이는 이유이다. 이처럼 향토고유의 자산을 새롭게 인식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 먹거리를 소중히 가꿔가는 장성군의 모습이 희망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