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 사람의 그림자가 그립다
오월,
신록의 그림자가 온 지상을 뒤덮어도
가느다란 한줄기 사람의 그림자가 그립다
이맘때쯤이면 들판을 흐르는 아지랑이처럼
민중의 기억을 뚫고 솟구치는 피울음 한소절
권력의 그림자에 밟혀 뭉개진 우리 순수의 언약
하얀 발자국 등뒤로 푸드득 허공으로 날아오르는 그림자가 그립다
오월,살아있는 것들의 푸른 증언의 노래가
청청하게 청청하게 대지를 물들이는 시간
눈물떨구는 등굽은 그대의 그림자가 그립다
어머니의 기침소리를 닮은 아내의 밭은 기침소리에서
오월의 숨찬 새벽은 떨리고,
오지않는 그대의 그림자를 찾아 사립문 열고
저만치 산등성이 넘어가는 달 그림자,
새벽 푸른 물안개가 육자배기 가락처럼
남도땅을 끌어안는 어머니의 손길
오월,
신록의 그림자가 온 지상을 뒤덮어도
한줄기 갈대꽃 같은 사람의 그림자가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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