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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2019년을 보내는 마음

2019년을 보내는 마음

 

 

 

1.
누군가 말했다.
“되돌아 볼 수는 있으나 되돌아 갈 수는 없다”고.
인생이 그렇다.
벌써 2019년 한 해의 끝자락에 서 있다.
여기서 잠시 2019년 나의 책상 달력을 펼쳐본다.
바둑판같은 캘린더에 모임과 행사들이 적혀 있다.
내가 만난 사람과 진행했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사람들과의 만남, 그리고 회사 안팎에서의 일들이
회상의 스크린 위에 나타났다가 사라진다.
이제 지나간 시간은 회상으로 소환될 뿐이다.
시간은 경계가 없으나 어제와 오늘은 분명 다르다.
그 다름이 우리를 변화시킨다. 꿈꾸게 한다.

 

2.
2019년 나의 꿈은 싱겁고 밋밋했다.
그저 무탈하게 지내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하루 하루 걱정반 기대반으로 나의 일상을 걸어왔다.
그래도 규칙은 무너뜨리지 않았다.
산책, 주말 도서관에서 글쓰기, 블로깅 등등
소소한 행복을 찾아다녔다.
간혹 비행기를 타고 바다 건너로 여행을 하기도 했다.
중국 장가계와 계림, 그리고 몽골을 다녀왔다.
다녀온 느낌을 글로 옮기며 여행길을 되새김질했다.
회사 일은 바빴고 실적부담도 점점 무거웠다.
그래도 힘닿는 데까지 해보려 했다.
 

 

 

 

 

3.
틈틈이 유년시절 고향이야기를 글로 써내려갔다.
산업단지 개발로 시골의 모습이 사라져버린 옛 땅을 밟으며
아직 떠나지 못한 사람들의 기억을 찾아서
나의 조각난 기억과 퍼즐 맞추기를 하였다.
기억의 저장소에는 미처 알지 못했던 사건과 사연들이
보석처럼 감추어져 있었다.
사람이 살아온 과거의 경험 혹은 기억들이 값으로 매길 수 없는
노다지라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기억을 기록으로 옮기는 일은 냇가에서 사금을 캐는 일만큼이나
막막하면서도 흥미진진했다.
그 호기심으로 인해 일년이란 시간이 훌쩍 지나간 것 같다.

 

4.
「시월의 어느 멋진 날」이 내게 잇따라 찾아왔다.
이제 회사를 떠나게 되는구나 하는 순간에 승진이라는 희소식이 전달됐다.
나보다 집사람이 더 좋아해서 참 오랜만에 기쁨이란 걸 느꼈다.
아직은 내가 쓸모가 있는 건가..... 아무튼 심기일전의 기회가 찾아왔다.
또한 그동안 진행했던 글쓰기 작업이 모아져 조촐하게 결실이 만들어졌다.
허공을 헤매듯 잡히지 않는 맥락을 따라 언어를 직조하는 일은
고독하면서도 노동의 즐거움을 안겨주었다.
주말마다 도서관에 가는 나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한숨짓던 아내에게
작은 보상이 된 것 같아 다행이다.
2019년은 반전의 변곡점이 도드라졌던 한해였다.
끝이 좋으면 다 좋다는 말을 온몸으로 체감한 한해였다.
아듀, 2019년
되돌아 볼 수는 있으나 되돌아 갈 수는 없는 2019년이여!
나의 추억의 나이테 속에서 영원한 시계바늘을 돌리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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