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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경자년 금당산에 오르다

경자년 금당산에 오르다


경자년 새해 첫 주말을 맞아 금당산에 올랐다.

지난해는 책을 쓰느라 주말마다 도서관에 가느라 금당산을 잊고 지냈다.

집 가까이 산이 있다는 건 큰 축복이다.

시멘트 벽에 갇혀 지내다 자연의 품에 안기면 전혀 새로운 세상을 만나는 것 같다.

우거진 숲과 바위, 계곡 물소리, 언덕은 지친 심신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그런데 모처럼 오르는 산길이라 그런지 금방 숨이 차오른다.

예전에는 중턱까지는 한번도 쉬지 않고 한걸음에 올랐는데 

이번에는 두 세번을 멈추어서 숨고르기를 해야 했다.

땀도 나고 발걸음이 무겁다.

한발 한발 가다보니 산등성에 도착했다.

겨울 안개 너머로 멀리 우뚝 선 산들이 보인다.

무등산 정상도 고개를 높이 들고 바라본다.

나주에 뻗어있는 산맥들이 듬직하게 버티고 있다.

다만 올 겨울에는 아직 눈다운 눈이 내리지 않아 설산을 보지 못하는 게 아쉽다.

그래도 겨울산행의 묘미는 잔설을 밟으며 오르는 맛이 있는데. 

산에 서면 세상이 보인다. 아파트 안에서 볼 수 없는 색다른 세상이다.

살아온 날들이 주마등처럼 흘러가고 옛 기억들이 떠오른다.

그동안 산에 오르며 떠오른 시상으로 몇편의 시를 쓰기도 했다.

그러므로 산은 상상력의 보고인 셈이다.

경자년에는 자주 금당산에 오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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