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원파크
양동 발산마을 비탈진 골목길을 오르면
아득한 유년 시절 추억이
노란 장다리꽃으로 피어 하늘거린다
어른이 되어 다시 찾은 언덕에는
풍경처럼 푸른 초원파크가 있다
저만치 광주천 여울이 흐르고,
고개를 들면 무등산 이마가 성큼 와닿는
키다리 아파트에는
신혼의 단꿈이 흰 구름 두둥실 떠돌던
방 한 칸
큰 딸이 새 생명을 얻고
서른 세 살 야망을 키우던 그 곳
30년 세월이 흐른 마을은 낡은 허물을 벗고
‘청춘발산’으로 새 옷을 갈아 입었다
그래도 골목길은 여전히 묵은 흙내음
주름진 얼굴에 번지는 환한 웃음 꽃
담장 밑 키작은 들풀처럼 수줍게 반기네
민들레 닮은 아내 손잡고 고샅길 거닐며
그리운 옛날을 산책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