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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4·15총선 관전 포인트


● 칼럼/ 4·15총선 관전 포인트



4·15 총선이 4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본격적인 선거운동은 사실상 지금부터 시작인데 ‘코로나19’ 광풍이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아 각 정당과 후보자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코로나 확산세가 지속되면 총선 연기까지 검토해야 할 비상시국이다.
이처럼 유권자와의 대면접촉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후보자들이 자신을 알릴 수 있는 방법은 상당히 제한적이다. 정치 신인일수록 불리할 수 밖에 없는 구조이다. 현재로선 언론과 SNS(소셜네트워크)를 활용한 방식에 국한하고 있다. 페이스북에 자신의 활동상을 올리거나 카톡 단체대화방을 만들어 지지세력을 넓혀가는 정도이다.


선거전 6주 가장 변동성 큰 시기


로이터 저널리즘 연구소가 분석한 ‘2019 영국 총선에서의 온라인 뉴스와 미디어 이용현황’에 따르면 선거전 6주 동안 선거뉴스 몰입도가 가장 높았다. 또한 중장년층은 신문과 TV, 젊은층은 온라인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선거정보를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 국민이 코로나19 공포에 떨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선거는 특히 미디어의 영향력이 더욱 클 수 밖에 없다. 이에 따라 여당과 야당의 선거전략 역시 코로나19 책임론을 두고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모든 정치적 쟁점이 코로나19로 모아지면서 덩달아 가짜뉴스도 판을 치고 있다.
현재까지 광주·전남 여론조사를 보면 다소 느긋한 쪽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이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가 높은 가운데, 그동안 당내 후보경선 과정에서 일찌감치 표밭 다지지에 나선 결과 현저하게 앞서가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이 경선을 치르는 과정에서 조직을 풀가동하고 여론조사 전화에 적극 대응한 이른바 컨벤션효과가 상당 부분 반영된 결과라 할 수 있다.
반면 지리멸렬 흩어졌던 야당 출신 현역의원들은 고전하는 모양새이다. 광주·전남 야당 출신의원들 가운데 9명이 최근 출범한 민생당에 가세했고 일부는 무소속으로 남아있는 상황이다.
민생당은 안철수와 호남을 기반으로 태동한 국민의당, 그리고 이로부터 분화된 민주평화당, 바른미래당, 대안신당 등 3개 정당이 재결합한 정치세력이다. 지난 2017 대선에서 안철수의 패배로 구심력이 약화된 채 분열 후 각자 도생하다가 다시 민생당 깃발로 모였다. 선거를 앞두고 다급하게 ‘빅텐트’를 만들었지만 어떤 전략으로 반전을 이뤄낼 지는 미지수이다.  
앞으로 남은 6주는 선거 판도에 가장 민감하고 변동성이 높은 시기이다. 유권자의 표심이 선호하는 정당과 후보에게 서서히 수렴되는 결정적인 순간이기 때문이다. 여당도 야당도 작은 실수 하나에 큰 댓가를 치를 수 있는 ‘크레바스(crevasse)’ 구간이다.
따라서 현재까지의 여론조사 결과는 참고자료 정도에 불과하다. 마라톤에서 골인 지점을 수백 미터 남겨두고 순위가 뒤바뀌는 경우는 흔한 일이다. 이낙연 민주당 공동상임선대위원장도 선거가 가까울수록 작은 실수 하나가 커다란 파괴력을 갖는다고 경계를 당부했다. 영국 총선의 경우도 선거초반 보수당과 노동당이 대등했으나 선거 결과 10% 포인트 차이로 격차가 벌어졌다.
이번 총선이 그러한 형국이 될 가능성이 높다.


TV토론 기회 확대해 철저 검증해야


지금부터라도 민생당을 비롯한 야당의 공세가 본격화되면 여론의 흐름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몇가지 안이한 대처를 보였다. 첫째 경쟁력 있는 참신한 인재영입을 소홀히 했다. 현재 민주당 후보(경선 대상 포함) 가운데 캐리어나 경륜에서 무게감이 느껴지는 인사를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몇몇 참신한 예비후보들이 경선에 뛰어들었으나 조직적 텃세를 견디지 못하고 중도 탈락함으로써 본선에 얼굴도 내밀지 못하고 말았다.
선거전략 역시 개인의 능력과 자질보다는 문재인 대통령 브랜드로 후광효과를 노리는 방식에 의존하고 있다. 과거 DJ 지팡이만 꽂아도 당선되는 학습효과에 연연하며 구태의연한 방식을 답습하고 있다.
호남에서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높다고는 하지만 이번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에게 결코 만만한 선거가 아니다. 코로나19의 확산이 긍정보다는 부정적인 여론을 빠르게 전파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생당 등 야당은 이틈을 노리고 1대1 구도를 만들어 인물론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전략이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유권자들이 후보자 검증기회가 제한적인 만큼 신문과 TV 등 대중미디어를 통한 토론 기회를 대폭 확대해야 한다. 후보자간 활발한 미디어 토론을 통해 철저한 정책검증이 필요하다. 영국 총선에서는 TV토론을 지켜보고 나서 정당과 후보자를 결정했다는 응답이 34%에 달했다. 현재 여론조사에서 부동층이 20%를 웃돌고 있는 상황에서 후보자 토론이 큰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번 선거는 사상 초유의 ‘코로나19’라는 감염병이 선거판을 뒤흔들고 있다. 선거 직전에 터진 코로나19 사태가 어떤 정치지형을 만들어낼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