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궁전
밖은 온통 꽃 세상인데
유리창마다 사람들이 갇혀 있다
꽃들은 다투어 피고, 시냇물 소리 청량한데
유리 안에서 그저 바라볼 뿐
자연과의 거리두기가 일상이 되었다
한때 유리궁전은 동화처럼 아름다웠으나
지금은 공주도 마차도 없다
감옥처럼 사방이 꽁꽁 잠겨있다
결국 4월은 어느 시인의 말처럼
잔인한 달이 되고 마는가
코로나가 창궐하는 이 땅에
하루 속히 백마 탄 왕자가 나타나
유리궁전에 갇힌 사람들을 구원해주기를
그리하여 다시 거리마다
사람의 향기가 가득 퍼지기를
봄 축제가 끝나기 전에
꽃과 나비와 사람들이 서로 어울려
한 폭의 그림같은 평화로운 세상이 오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