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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석홍시인 제7시집 ‘상수리나무 교실’ 펴내

전석홍시인 제7시집 상수리나무 교실펴내

소년시절 경험한 농촌풍속을 수놓듯이 그려

'농기구열전' 시편 우리문학사에 독보적 시도

일상의 삶에서 조우하는 사연들을 정감어린 시어로 그려내고 있는 전석홍 시인이 제7시집 상수리나무 교실’(도서출판 시와시학)을 펴냈다. 6시집 원점에 서서를 출간한 지 2년만이다.

사춘기 시절부터 문학에 심취해온 시인은 공직의 길로 접어들어 전남도백과 정부 부처 각료, 그리고 정계에서 큰 족적을 남기느라 본격적인 집필활동은 다소 늦은 편이다. 그럼에도 풍성한 감성과 시적 영감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오롯한 문학세계를 펼쳐오고 있다.

그의 시 세계는 향토성과 인간애로 집약할 수 있다. 1~6집까지의 경향을 일별하면 대체로 향토성과 인간애에 뿌리를 두고 있는 작품이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또한 그의 언어들은 둥글둥글하고 순순한 속성을 가지고 있다. 작품에서 작가의 심성이 드러난다고 볼 때 온후한 성정이 느껴진다.

이번 시집은 시인이 유소년 시절 겪은 농촌풍속을 고향사랑의 마음을 담아 오색실로 수를 놓듯이 한땀 한땀 엮었다. 80여편 가운데 절반이 세상과 소통하면서 건져올린 시편이라면 나머지 절반은 고향의 풍경을 노래하고 있다. 그 가운데 수천년간 농촌의 상징인 농기구에 대한 애환이 잔잔한 감동을 안겨주고 있다. 그는 유독 농기구에 대한 깊은 탐구를 해오고 있다. 이미 28편을 발표한 데 이어 이번 시집에 '농기구열전' 36편을 새로 내놓았다.

세간짐을 짊어진/우리 할머니/보리 찧어 살림고개를 넘을 때/한을 담아 돌고 돌리던/저 물레방아, 쏟아지는 물소리가/그 시절을 일깨우고 날아간다”(‘오늘도 돈다 물레방아후반부).

시집해설을 쓴 이명재 평론가(중앙대 명예교수)는 시인의 이러한 작업을 높이 평가했다. 우리 문단에서는 아직 본격적으로 농기구를 대상으로 연작시를 쓴 바가 없기 때문에 더욱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이 시집에서는 또한 시인의 고향사랑이 물안개처럼 피어오르고 있다.

신새벽 아지랑이같이/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기운/월출산 골짝골짝/하늘로 하늘로 회오리쳐 솟아오른다//월출 영봉마다 기()빛살 번뜩이며/낭주골 고을고을 스며들어/집집마다 사람마다 생기 넘치고/뿌리깊은 문화꽃 향기 풍겨난다”(‘()영암’).

이명재 평론가는 전 시인의 활발한 문학행보에 각별한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80대 중반의 인생여정을 지낸 전 시인은 아직도 청년 버금가게 의욕적이다. 자유인으로서 문학동네에 귀의한 노현자(老賢者)같은 시인의 지혜로운 자태를 살펴볼 수 있다”. 이에 향후 전 시인의 괄목할 성취가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