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야기
추석이 다가오면 부모님 생각이 절로 난다.
지금은 두 분 모두 고인이 되셔서 가족묘지에 잠들어 계신다.
그래도 마음 속으로는 보름달처럼 환희 웃고 계시는 모습을 떠올릴 수 있다.
초등학교 시절 추석은 더 없이 설레였다.
유년기를 시골에서 보냈는데 떡과 과일 등 맛있는 음식이 풍성하게 차려져
배불리 먹을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장날 새옷과 고무신 등을 사다주시는 것이 더욱 기뻤다.
특히 그 무렵 초등학교에서는 운동회가 열리기 때문에 늘 운동복을 사다주셨다.
하얀 티셔츠에 검정색 반바지로 구색을 갖춘 새 운동복을 입고 동네를
들뜬 마음으로 누비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리고 인근 중학교에서는 동네 어르신들을 초대해 태권도시범과 강강수월래 공연을
하던 광경이 아련한 추억으로 남아있다.
그러나 추석은 또 한편으로 나에게 아픈 기억이 아로새겨져 있다.
추석 하루 전날 어머니가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해 저 세상으로 가셔서 더욱 애절하다.
벌써 30년이 다 되어간다.
내 나이 30대 초반에 어머니를 여의었으니 얼마나 애통하고 허망한 일인가.
지금도 추석이 다가오면 가슴 한켠이 구멍뚫린 것처럼 허허롭다.
어느새 초로의 나이에 접어들고 보니 부모님이 간절히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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