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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왜 그러세요?…”

 

우연의 일치로 다른 차를 일행의 차로 착각한 해프닝

 

 

지난 주말 영암에 다녀왔다.

오랜만에 그 곳에 사시는 친척들과 함께 점심 약속이 있어서다.

그날 회식은 지난 6·1 지방선거에 출마한 친척의 당선을 축하하기 위한 자리였다.

식당은 월출산 입구에 있었다.

참석자는 여섯명이었는데 승용차 3대로 나눠 타고 식당에 도착했다.

각자 방향이 다르고 또 식사 후 다른 일정이 있어서 차 두 대로 오기가 어려웠다.

1시간 남짓 식사를 하면서 당선자에게 선거운동의 노고와 당선 축하의 덕담이 이어졌다.

그렇게 식사를 마치고 나서 커피숍에 가서 차 한잔 하자는 제안이 있었다.

그래서 원래 타고온 대로 승용차 3대에 나눠타고 커피숍으로 향하기로 했다.

그리고 커피숍 위치를 아는 친척이 먼저 출발하면 나머지는 뒤를 따라가기로 했다.

식당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라 내비게이션을 켜서 목적지를 설정하는게 불편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검정색 승용차가 먼저 출발하고 나머지 2대는 뒤따르기로 했다.

그렇게 약속하고 한 대 한 대 차례로 앞차를 따라갔다.

앞에 검정색 승용차가 천천히 달려가고 그 뒤를 다른 친척이 따라갔다.

우리차도 그 뒤를 이어 따라갔다.

한참을 가는데 갑자기 검정색 승용차가 비상등을 켠 채 도로변에 정차하는 것이었다.

그러자 뒤따르던 다른 친척이 무슨 일인가 하고 뒤에서 대기하다가 잠시 후 차를 옆에 세우고

앞차 운전자와 이야기를 나누더니 다시 앞질러 가는게 보였다.

우리는 혹시나 위치를 몰라 그런가 보다생각하고 우리도 앞차 옆에 정차해서 유리문을 내리고 무슨 일인가 하고 물어볼 참이었다. 그런데 상대방 차는 곧 바로 유리문을 내리지 않고 잠시 머뭇거렸다.

그리고 얼마 후 그 차의 운전석 유리문이 내리더니 낯선 여성이 놀란 표정으로 대체, 왜 그러세요?”하는 것이었다.

우리는 당연히 친척이 타고 있을 줄 알았는데 낯선 얼굴이 고개를 내밀자 순간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미안하기도 하고 어찌된 일인가 싶기도 했다. 마치 뭔가에 홀린 느낌이었다.

우리는 얼른 미안합니다. 우리 일행인줄 알았어요라고 말하고 급하게 앞으로 향했다.

나중에 커피숍에 도착해 자초지종을 알아보니 먼저 출발한 친척 차가 그차와 충돌할 뻔 해서 그차 운전자가 놀란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 차를 도로변에 정차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때마침 우연의 일치로 색깔과 차종이 같아 그차를 친척의 차로 착각했던 것이다. 정말 이런 경우가 있을까 싶지만 살다보면 종종 웃음터지는 해프닝을 겪게되는 일이 있다. 이 해프닝을 놓고 우리는 커피숍에서 또 한번 한바탕 웃음보를 터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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