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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노트

눈 덮인 세상

 

 

눈 덮인 세상,

사람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

어둠은 불빛 하나로 통하고

별들이 더 가까이 서로를 손짓하고

아베마리아 성당에

눈이 내린다

눈 오는 저녁

뭉크의 그림처럼 침묵이 너를 기다리고

순례의 길에서 돌아온 바람이

잠 못드는 나의 기도를 엿들으러

스테인드 글라스에 귀를 댄다

지난 계절의 폭풍으로

상처입은 시간을 치유하는 나무들이

예수님의 모습으로

앙상하게 눈을 맞고 있다

뼛속 깊이 눈이 내리고

눈물이 고인 너의 눈동자에

나의 길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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