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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온 날의 풍경

review-아듀 2009

아듀 2009, 새해는 백호의 포효처럼 도약하자
 
 2009년을 뚜벅뚜벅 걸어온 '소의해'가 마지막 꼬리를 남기고 저물고 있다.
 경제위기속에 시작된 '소의 해'는 여느 해보다 충격적이고 극적인 대형 이슈들을 쏟아내며 역사의 한 페이지를 마감하고 있다.
 돌이켜보면, 호남땅, 호남인에게 올 한해는 비통함과 상실감이 극에 달했고, 암담한 기운이 무겁게 짓누르는 칠흑의 길목이었다.
 갑작스런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음은 온 국민을 형언할 수 없는 충격과 슬픔속으로 몰아넣었다. 특히 '노풍의 진원지'였던 광주·전남지역민은 제 살붙이를 떠나 보낸 양 봉하마을로 내려가 절절한 통곡을 토해냈다. 곧 이어 전해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은 그와 함께 한 호남의 운명을 송두리째 뒤흔들어 놓았다. 그와의 이별을 미리 예감했지만 막상 닥쳐온 그의 부재는 하늘이 무너지는듯 믿기지 않았다.
 불길한 사건은 여기 저기서 계속됐다. 새로운 질병인 신종플루가 초스피드로 번지면서 공포속에 마스크족이 유행했다. 그리고,부녀자 10명을 살해한 강호순사건, 8살 초등생을 성폭행한 조두순 사건 등 반인륜적 범죄가 잇따라 우리사회의 악마적 모습을 들춰냈다. 또 옛 전남도청 별관을 둘러싼 논란과 4대강 및 세종시 원안수정 논쟁은 올 한해 가장 혼란스런 화두였다.
 이와함께 우리나라 첫 우주발사체인 나로호의 '절반의 성공'은 우리에게 아쉬움과 기대를 동시에 안겨줬다. 비록 비상은 하지 못했지만 우주로 향한 대한민국의 꿈을 한층 부풀게 했고, 고흥 외나로도를 우리나라 우주개발의 메카로 자리매김했다.
 늘 그러하듯 터널 저편에는 한줌 불빛이 엄연히 기다리고 있어 우리 가슴에 묻은 희망을 꺼트리지 않았다.
 온 지역민이 염원하던 기아타이거즈의 'V10' 결승포가 가을 푸른 하늘로 솟구쳤다. 나지완의 끝내기 한방은 그동안 움추린 지역민의 가슴을 활짝펴게 했고 이종범의 눈물을 보며 모두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프로골퍼 신지애의 LPGA 3관왕 쾌거와 피겨여왕 김연아의 금빛 연기도 우리에게 희망을 일깨워 주었다.
 '소의 해'가 퇴장하면 60년만에 맞이하는 '백호(白虎)의 해'가 열린다. 
2010년 6월에는 사상 최초로 8대 동시 지방선거가 치러진다. 국가대표팀이 남아공 월드컵에 출전, 2002 광주 4강신화 재현에 나선다. 혁신도시건설이 가속도가 붙고, 지역경제가 활기를 되찾아 지역민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만발하기를 소망한다.
'고맙습니다. 사랑하십시오'라는 말을 남기고 선종한 고 김수환 추기경의 말씀처럼 2010년 새해는 사랑과 화해, 그리고 호랑이의 용맹으로 광주·전남이 힘차게 웅비하기를 염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