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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국제화시대 지역의 경쟁력

국제화시대 지역의 경쟁력
광주 외국인 주민 2만4천명 달해

지역 소중한 인적자산으로 활용해야


입력날짜 : 2014. 07.07. 20:40

다샤나, 소메라, 베네딕트, 드펑…

이 이름들은 수년 전 나와 함께 대학원 수업을 들었던 외국인 학생들이다. 발음도 어렵고 뜻도 모르지만 이름을 들으면 지금도 그들의 얼굴이 금새 떠오른다. 오히려 특이한 이름 때문에 국내학생들보다 쉽게 기억되고 대화도 자주 하게 되었다.

물론 그들의 서툰 한국어나 혹은 나의 서툰 영어로 대화가 이뤄져 정확한 의미전달은 어렵지만 어느 정도 의사소통은 가능했다.

국제화 시대를 맞아 우리지역 대학에도 외국인 유학생들이 크게 증가하면서 캠퍼스와 강의실에서 이같은 풍경은 익숙한 일상이 되고 있다.

안전행정부가 발표한 2014년 광주지역 외국인 주민은 2만4천466명으로 전체 주민의 1.66%를 차지하고 있으며, 지난해보다 9.8% 증가했다. 이중 유학생은 3천202명으로 전체 외국인 주민의 13.1%를 나타냈다.

전남대의 경우 현재 재학중인 외국인 학생수는 30여 개국 808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74%가량이 중국인이고 나머지 26%는 동남아, 중동, 아프리카, 미국 등이다.

이처럼 외국인학생과 한 강의실에서 수업을 받게된 인연으로 해서 나는 몇몇 학생과 친구처럼 지내게 되었다. 한국학생이라면 나이 차이 때문에 도저히 친구가 될 수 없지만 외국인이기 때문에 나이를 초월해 친구가 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 중 한명이 인도출신 D씨(여)이다. MIS박사과정에 재학중인 그녀는 남편과 함께 광주에서 체류하면서 유학중이었는데 남편은 조선대 의대에서 포스닥(박사후)과정을 밟고 있었다. 그녀와 3학기 동안 함께 수업을 받으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고 자연스레 외국인 학생들의 생활상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었다. 이들은 한국의 낯선 문화로 인해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겪는데 특히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당하는 경우가 많다.

D씨는 야간 수업을 마치고 택시기사에게 조선대 부근으로 데려다줄 것을 부탁했으나 광천동 버스터미널에 내려줘 몹시 당황한 적이 있다고 했다. 결국 남편에게 연락해서야 겨우 집에 갈 수 있었다.

필리핀 출신 S씨는 한국에 유학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시내버스를 잘못 타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한국어가 서툰데다 운전기사가 그녀의 발음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해 오류가 발생한 결과였다. 그 이야기를 들은 후 나는 수업이 끝나면 승용차로 그녀의 집 부근까지 태워다주곤 했다.

뿐만 아니라 한국에 유학중인 외국인 학생들은 적잖이 소외감을 느끼는 경우가 있다. 삼촌이 서울에서 의류 중계상을 하고 있어 인터넷을 보고 광주에 유학하게 됐다는 탄자니아 출신 C씨는 한국학생들로부터 흑인에 대한 거부감이 느껴진다고 털어놓았다.

앞서 언급한 필리핀 출신 S씨는 시내버스에서 필리핀 모국어(타갈로그어)로 통화를 했더니 승객들이 이상한 시선으로 쳐다보는 것을 감지했다며 그 후로는 가급적 전화통화시 영어를 사용한다고 말했다. 그만큼 시민이나 학생들이 개발도상국 출신 외국인과 외국문화에 대해 낮은 호감도를 보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광주는 내년에 아시아문화전당이 개관하고 전세계 대학 스포츠인들의 축제인 유니버시아드가 열리게 된다. 이를 계기로 수많은 외국인들이 광주를 찾게 될 전망이어서 따뜻하게 환대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외국인 유학생은 본국에 돌아가면 상류사회의 일원으로서 주도적인 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상돼 이들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역사회와 대학의 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는 관리전략이 마련돼야 한다. 특히 74%를 차지하는 중국학생들은 지리적 인접성과 최대 교역국으로서 지위를 감안할 때 국가이미지 메이킹 차원에서도 체계적이고 밀도있는 관리대책이 요구된다. 이를 위해서 지역대학의 프로세스를 국제화하고 다문화를 적극 수용해 대학에서부터 국제화를 선도해야 할 것이다.

광주에도 외국인을 돕는 많은 시민단체들이 활동하고 있지만 여전히 일반시민들에겐 낯선 이방인의 거리감이 없지 않다. 윤장현 광주시장은 최근 광주지역 다문화인과 만남의 자리에서 “외국인(foreigner)이라는 표현보다 공동체시민(community citizen)이라는 표현이 좋겠다”고 언급한 바 있는데 국제화시대에 걸맞는 인식으로 생각된다.

이같은 인식을 바탕으로 광주시는 외국인 거주자에 대해 더욱 세심한 정책적 배려를 강구하고 이들이 국제화의 소중한 인적자원이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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