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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2005~2010)

DJ 센터의 '딜레마' 

DJ 센터의 '딜레마' 


 

입력날짜 : 2007. 05.29. 00:00

 박준수 부국장대우 경제부장
 

 '굴뚝없는 황금산업'으로 불리는 전시컨벤션산업이 신성장동력으로 기대를 모으면서 지방 주요도시마다 컨벤션센터가 속속 생겨나고 있다. 각 지자체마다 도시마케팅의 일환으로 전시컨벤션산업에 경쟁적으로 투자한 결과 현재 광주를 비롯해 전국적으로 11개의 전시컨벤션센터가 건립돼 과당경쟁 우려를 낳고 있다.
 지난 2005년 9월 개관한 김대중컨벤션센터(약칭 DJ센터)는 서남권지역의 무역 및 산업경쟁력을 확보하고 지역내 육성산업 및 우수한 문화자원을 바탕으로 광주시를 국제사회에서 동북아 무역의 거점도시, 호남의 산업생산활동의 중심이자 우수한 문화적 유산을 지닌 국제적 도시로서 국내외에 홍보할 목적으로 건립됐다.
 DJ센터는 2006년 한해 45건의 전시·이벤트와 520건의 컨벤션을 유치해 100만명 이상이 다녀가 2천500억원의 경제 파급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자체 분석했다. 이 가운데 국제광산업전시회, 지역혁신박람회 등 24건의 전시회는 1천154억원의 경제파급효과와 3천160명의 고용창출효과를 낳았고, 노벨평화상 수상자 광주정상회의, 아시아-태평양 광통신 학술대회 등 국제학술회의도 8차례 개최돼 387억원의 경제 파급효과를 가져온 것으로 추산했다.
 그러나, DJ센터는 개관 초기의 낮은 인지도와 다양한 기획전시 미흡 등 열악한 여건으로 인해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DJ센터의 2006년도 순수운영적자는 16억5천만원에 달한다. 또한, 가동률 부문은 30.7%로 가장 낮은 제주(29.6%)에 이어 전국 9위를 보였다.
 현재 국내 전시컨벤션시장에서 DJ센터가 처한 환경은 그다지 낙관적이지 만은 않다. 우선 국내 전시컨벤션 수요의 70%가 수도권에 집중되고 있으며, 경쟁관계인 부산 BEXCO와 대구 EXCO가 월드컵조추첨과 하계U대회 등 메가이벤트 개최로 국제적 인지도를 높인 가운데 탄탄한 지역산업 기반에 힘입어 가동률을 끌어올리고 있다. 특히 브랜드파워 강화 전략을 통해 신재생에너지전시회 등 DJ센터와 유사·중복되는 전시회에서 주도권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한편 대형컨벤션유치를 겨냥해 시설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게다가 지리적으로 인접한 대전컨벤션센터가 올해 연말 개관을 앞두고 벌써부터 대대적인 마케팅을 전개해 국제대회 10건을 포함 11건의 컨벤션을 유치·확정함으로써 새로운 복병으로 등장했다.
 이에 반해 DJ센터는 특급호텔 등 관련 인프라가 불충분한 상태에서 산업기반이 취약해 기획전시 발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와함께 컨벤션마케팅을 지원해줄 컨벤션뷰로(CVB) 출범이 지연되고 있어 국제회의도시 지정에 차질이 예상된다. 또 인근에 국제공항과 고속전철 등이 확충되지않아 접근성에도 열세를 면치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방전시컨벤션센터가 과당경쟁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지역산업과 연계된 특화전략을 축으로 발전방향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이태리 밀라노의 패션쇼, 독일 하노버의 기계전시회, 미국 산호세의 광전시회, 노르웨이 일레스트롬의 조선전시회 등이 좋은 예이다. 이런 맥락에서 DJ센터는 광산업, 디자인산업, 신재생에너지산업과 더불어 광주만의 특화된 문화전시·컨벤션 기획 및 유치에 주력해 활로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조언은 장기적 관점에서는 매우 타당하지만 지금 당장에 가동률을 정상수준(60%) 이상으로 높여야 하는 운영자 입장에서는 결코 쉽지않은 과제이다. 지난해 의류행사를 유치했다가 '땡처리행사' 비난을 산 것이라든지, 올해초 '반DJ정서' 행사유치 논란도 결국에는 가동률을 끌어올려 경영안정을 이루고자 하는 센터측의 고민이 숨어 있었던 것이다.
 전시컨벤션산업은 참가자를 통한 직접적인 수익창출 뿐만 아니라 관련 산업전반과 관광활성화를 통해 외화수입, 일자리창출 등으로 이어져 지역경제에 기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이 때문에 지역민들은 DJ컨벤션센터가 활성화돼 지역경제에 지렛대 역할을 충실히 해 줄것을 기대하고 있다. 이러한 기대가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센터측의 역량강화와 인프라 확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여기에 지역민의 관심과 참여가 보태질 때 지역경제를 견인하는 힘이 생겨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