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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2005~2010)

도시브랜드와 U대회 유치

도시브랜드와 U대회 유치


 

입력날짜 : 2009. 03.17. 00:00

 

 박준수 부국장 겸 정치부장
 
 최근 지방자치단체의 마케팅활동이 행정의 중심이슈로 등장하면서 도시마케팅과 도시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도시마케팅이란 도시와 관련된 제품이나 서비스의 가치 또는 도시의 가치를 창출하고 커뮤니케이션하고 전달하는 것으로 정의된다. 학자에 따라서는 도시마케팅의 개념을 쉽게 전달하기 위해 '도시를 파는 것', '도시의 이미지를 파는 것'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마케팅에 대한 정의는 전통적으로 미국마케팅학회(AMA)의 정의를 공통적으로 활용해오고 있다. AMA의 정의에 따르면 도시마케팅은 도시와 관련된 고객에게 가치를 창조하고 커뮤니케이션하고 전달하며, 지방차지단체와 이해관계자에게 이익을 주는 방향으로 관리하는 도시의 기능이자 과정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적인 도시마케팅활동을 살펴보면 내부자원을 활용해 경제적 가치를 만드는 일, 그리고 외부로부터 기업과 투자를 유치하고 관광객을 불러들여 주민들에게 풍요로움을 안겨주는 일련의 활동이 바로 도시마케팅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중앙정부와 각 지자체들은 도시마케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으며 다양한 전략을 수립해 국가와 도시를 살찌우는데 앞장서고 있다.
 이와 더불어 마케팅의 핵심요소인 브랜드개발 및 가치 향상에 주력하고 있다. AMA의 정의에 따르면 브랜드는 기업이나 제품을 차별화하거나 뛰어난 가치를 전달하기 위해 만들어진 이름, 용어, 사인, 심벌, 디자인 등을 총체적으로 표현하는 용어이다.
 이와관련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도시브랜드가 국가경쟁력이다'라는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도시브랜드 평가 결과를 발표해 눈길을 끌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서울의 브랜드 가치는 2007년 기준 126조9천억 원으로 도쿄 약 668조 원, 런던 399조 원, 워싱턴 199조 원 등에 비해 크게 낮다고 분석했다.
 이는 국가 및 도시 브랜드 평가기관인 '안홀트-GMI'의 분석방법에 따른 것으로 각 도시에서 생산된 총부가가치에서 유형자산 부가가치와 지적재산권 등 브랜드 이외의 무형자산 부가가치를 제외하는 방식으로 계산한 것이다.
 6대 광역시 중에서는 울산이 14조8천억 원으로 브랜드파워가 가장 컸고 이어 부산 12조5천억 원, 인천 11조5천억 원, 대구 6조1천억 원, 대전 5조8천억 원, 광주 4조 원 순이었다.
 안홀트-GMI 등 평가기관들은 경제, 문화자산, 환경, 여가생활, 시민, 인프라 등 6대 항목으로 도시들을 평가하고 있는데, 광주가 가장 낮게 평가된 것은 경제지표별 경쟁력 순위에서 부진했기 때문이다. 뿐만아니라 관광인프라시설, 문화기반시설에서도 대전, 울산에 비해 우위에 있으나 부산, 인천, 대구에 비해서는 열세를 보이고 있다.
 이같은 결과는 공교롭게도 국제스포츠대회 유치여부와도 상당한 연관성을 보이고 있어 흥미롭다. 부산은 2002년 아시안게임을 개최한 바 있으며 2020년 올림픽 개최에 도전하려고 하고 있다. 대구는 2003년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를 개최했고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인천은 2014년 아시아 경기대회를 유치해 동북아 관문 도시로서 성장 기틀을 다지고 있다. 이처럼 비교우위에 있는 도시들이 국제 경기대회를 개최해 브랜드가치를 높인 반면 광주는 대규모 국제대회를 유치한 경험이 없어 지역경쟁력을 끌어올리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도 도시브랜드 강화를 위한 과제로 ▲ 다국적기업 유치 ▲ 글로벌 대학 육성 ▲ 국제행사 개최 ▲ 관광·스포츠 인프라 확충 ▲ 언어·문화적 개방성 향상 등을 제시했다.
 광주가 2015년 하계 유니버시아대회를 기필코 유치해야 하는 당위성이 여기에서도 분명히 드러나고 있다. 하지만 이번 하계U대회 유치전에 뛰어든 캐나다 에드먼턴과 대만 타이페이가 광주에 비해 인지도와 인프라면에서 비교우위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체계적이고 강력한 마케팅전략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중앙정부의 적극적인 뒷받침이 성패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경제연구원이 "도시브랜드가 강한 국가들이 국가브랜드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는 만큼 도시브랜드를 강화할 필요성이 크다"고 강조한 점은 시사하는 바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