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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2005~2010)

전남을 자전거 산업의 메카로

전남을 자전거 산업의 메카로


 

입력날짜 : 2009. 04.21. 00:00

 

 박준수 부국장 겸 정치부장 
 
 봄바람 탓인지 '페달족'이 늘고 있다. 주택가에도 광주천변 도로에도 '자전거 탄 풍경'을 즐기는 사람들이 적잖이 눈에 띈다.
 자전거는 인류가 바퀴(wheel)를 발명한 이래 수레, 자동차와 더불어 사랑받아 온 편리한 이동수단이다. 자동차 보급률이 낮은 70, 80년대만 하더라도 자전거는 주요 교통수단이었다. 필자도 학창시절엔 농성동에서 용봉동까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페달을 밟으며 통학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러다가 80년대 후반이후 본격적인 '마이카시대'로 접어들면서 자전거는 점차 대중교통의 중심에서 멀어진 채 하나의 레저활동 수단으로 역할이 축소됐다. 이에따라 도로나 교통법규도 자동차 위주로 만들어져 자전거는 도로위에서 설 자리를 잃고 말았다.
 이렇게 애물단지로 전락한 자전거가 최근 고유가와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녹색교통'의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특히 이명박정부가 녹색뉴딜의 핵심산업으로 자전거산업 육성에 팔을 걷어부치고 나서면서 자전거가 경제회복을 견인하는 신성장동력으로 부활하고 있다.
 녹색성장위원회가 지난 2월16일 발표한 자전거산업 육성방안을 들여다 보면, 올해부터 오는 2018년까지 1조2천456억원을 투입해 4대강 살리기 프로젝트와 연결된 전국 자전거도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자전거 보급을 1천600만대로 늘려 현재 1.2%인 자전거의 수송 분담률을 2017년까지10%로 높여 환경 효과 및 자전거 제조업의 진흥을 도모하고 있다.
 자전거를 환경과 레저차원을 넘어 국가 전략산업으로 육성해 전후방 연관효과를 통해 일자리창출과 경제활성화의 중심축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 자료에 따르면 전세계 자전거생산량은 2007년 1억3천만대, 시장규모는 500억달러이며, 이 가운데 중국이 8천700만대, 일본이 1천만대 가량을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자전거시장은 중국이 저가의 생활자전거를, 대만이 고급자전거를, 그리고 일본이 자전거부품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 자전거 내수시장 규모는 200만대로 1997년 80만대에 비해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매출규모는 1천600억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자전거부품의 99%가 중국산이고 삼천리자전거 등 판매업체들이 대부분 중국에서 OEM방식으로 들여와 브랜드만 붙여 판매하고 있어 국내 제조업 활성화에 기여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따라 정부는 국민자전거 보급을 목표로 국내에 자전거생산 기반을 구축해 내수는 물론 수출까지 커버한다는 구상이다. 이와관련 정부는 내년부터 고부가가치 하이브리드 자전거를 생산하기 위해 대덕특구에 연구와 생산기반시설을 구축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세계 자전거시장 판도를 분석해볼 때 저가형은 인건비가 저렴한 중국에, 고가형은 티타늄 소재를 기반으로 하는 일본과 유럽선진국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고 기술개발에 많은 시간이 소요돼 우리나라는 중고가 자전거 시장을 타겟으로 하는 게 유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자전거의 핵심부품인 프레임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고도의 신소재산업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순천에 위치한 전남신소재센터에서 상용금속중 가장 가벼운 마그네슘을 이용한 자전거생산시 40만원대 국민자전거 보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순천 신소재센터에는 자전거를 생산하기 위한 고강도의 마그네슘 빌렛(소재)생산, 압출, 표면처리, 조립 등 연관기업이 클러스터를 형성하고 있어 정부의 지원만 뒷받침되면 대규모 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는 잠재력이 충분하다.
 이와함께 전남에는 영광-광양 해안자전거도로와 영산강변 자전거도로가 개설될 예정이어서 자전거 이용측면에서도 어느 지역못지 않게 풍부한 자원을 가지고 있다. 이런 점에서 전남도가 추진하는 '자전거산업 클러스터조성'계획은 녹색성장의 가장 성공적인 모델이 될 것이 확실시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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