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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봄은 어디서 오는가!

봄은 어디서 오는가!

 

박준수 광주매일신문 정치부장

 

그리스·로마신화에는 자기 딸을 빼앗긴 대지의 여신 데메테르가 분노하여 땅을 얼려 겨울이 되고 다시 재회하게 됨으로써 봄이 찾아온다고 했다.

페르세포네, 그녀가 봄의 처녀이다.

봄은 언제나 겨울의 끝자락에서 존재를 드러낸다. 지난 겨울은 눈발도 잦고 유독 추워서 ‘지구온난화’란 말이 무색할 정도였다. 하지만 대동강 물이 풀린다는 우수(雨水)가 지나자 매서운 칼바람이 훈풍으로 바뀌고 대지 곳곳에서 봄의 향연이 시작되고 있다.  

전남대학교 캠퍼스에는 개나리가 벌써 수줍게 노란 꽃잎을 펼치고 있고, 홍매화가 수천 송이 꽃등을 켤 준비를 하고 있다. 여기에 신입생들의 발랄한 함성이 어우러져 파릇한 생기를 불어 넣는다.

무등산도 성큼 우리 곁에 다가와 있다. 겨우내 눈보라에 움츠린 어깨를 펴고 봄옷으로 갈아입느라 분주하다. 무등산 옛길을 걸으면 잔설이 남아 있긴 하지만 바람이 한결 부드럽고 주변 나무와 풀잎도 춘색이 완연하다. 푸드득 날아 오르는 꿩의 날개 짓과 산새 울음소리가 왠지 정겹기만 하다.

겨울이 산사의 고요한 세상이라면 봄은 그 고요의 빈자리를 채우는 화음(和音)의 세계이다.

동면으로 겨울을 지낸 개구리와 뱀 등 파충류가 잠을 깨고 활동을 재개하듯이 만물이 휴식을 마치고 생명의 에너지를 발산하는 시간이 봄인 것이다.

먼 여행길에 나선 여행자가 시골 간이역에서 완행열차를 기다리듯 설레는 마음으로 다가올 봄을 기다린다.

광주 북구에도 봄은 화사한 빛깔로 다가온다. 북구는 무등산 자락에서부터 첨단산업단지에 이르기까지 광주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경제의 중심부를 형성하며 발전해 오고 있다. 무등산 자락에는 가사문화권과 생태공원이 자리하고 있어 정서를 풍요롭게 하고, 중외공원 일대에는 광주비엔날레 전시관과 문예회관, 시립미술관, 국립광주박물관 등 문화공간이 집중돼 있어 문화의 향기가 넘쳐난다.

또한 1980년 5월 전남대에서 시작된 민주화의 횃불이 광주를 한국 민주화의 성지로서 전 세계에 각인시킨 것도 북구의 자랑이다. 특히 올해는 5·18 30주년과 광주비엔날레 등 뜻 깊은 행사가 열릴 예정이어서 어느 해보다 역동적인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점에서 북구는 광주의 관문이자 지역발전의 중심축으로서 중요한 지정학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북구는 ‘아름다운 마을 만들기’를 전개하며 살기 좋은 고장으로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문화동 ‘시화마을’이 싹을 틔워 북구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시와 그림이 있는 문화마을’은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 삭막한 시멘트 담장과 방음벽 등에 알록달록한 그림과 글귀를 채우기 시작해 마을 곳곳에 지역 예술가들의 조각 작품과 문인들의 시를 장식하는 사업으로, 국토해양부에서 실시한 ‘2007년도 살고 싶은 도시 만들기 사업’에서 전국 1위에 선정된 바 있다.

북구는 ‘살기좋은 북구, 아름다운 우리마을’을 만들기 위해 △쾌적한 마을삶터 가꾸기 △따뜻한 공동체 만들기 △앞서가는 마을사람 만들기 △활력있는 마을만들기 등 4대 추진방향을 제시했다.

북구만의 정체성과 아름다움을 담아낼 수 있는 마을만들기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쾌적하고 격조 높은 주민자치의 모델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머잖아 무등산을 타고 내려온 봄바람이 북구의 소공원에 꽃소식을 전해줄 것이다. 그리고 이 봄은 북구 주민의 마음을 환하게 밝혀 자치공동체를 더욱 풍요로운 삶의 공간으로 꽃피울 것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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