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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2015년, 도시마케팅으로 도약하자

2015년, 도시마케팅으로 도약하자


지역경제 활력 불어넣는 마중물

고유한 남도의 가치 재발견


 

입력날짜 : 2015. 01.05. 20:37

 

갑오년(甲午年)의 말발굽 소리가 저물고 을미년 청양(靑羊)의 해맑은 울음소리가 우리를 반긴다.

을미년 운세에 대한 역술인들의 전망은 길흉이 저마다 제각각이어서 가늠하기 쉽지 않다. 근대사를 되돌아 볼 때 을미년은 조선의 국모인 명성황후 시해 사건이 발생했고 친일파 김홍집의 을미개혁이 일어난 해이다. 국가적으로 뒤숭숭하고 암울한 기운이 감돌았던 시기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역사의 교훈을 되새기며 안팎에서 닥쳐올 위기를 잘 대처한다면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올해 광주·전남의 운세는 어떨까. 민선 6기 지방자치가 본격 가동되는 2015년 광주·전남은 다행스럽게도 희망의 조짐들이 적지않다. 호남선 KTX(충북 오송-광주송정) 개통으로 수도권과의 거리가 획기적으로 단축되는 것을 비롯 아시아문화전당 개관, 하계U대회 개최, 그리고 나주 혁신도시 공공기관 입주 등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마중물이 대거 유입될 예정이다.

윤장현 광주시장과 이낙연 전남지사의 신년사에도 이같은 기회를 살려 지역 현안을 차질없이 풀어내 일자리창출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의욕이 묻어나고 있다.

이런 점에서 2015년은 광주·전남이 도약할 수 있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 따라서 지자체와 시민사회가 다함께 목표의식을 공유하면서 협업체제를 구축한다면 수 십 년간 이어져온 낙후의 악순환 고리를 끊어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를 위해서는 도시마케팅의 접근방법이 필요하다. 용어가 다소 낯설지 모르겠지만 개념 자체는 어렵지 않다. 기업의 마케팅 기법을 도시차원에서 적용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도시는 단순히 그 지역의 시민이 거주하는 장소로서의 의미 이외에 그 도시와 관련된 제품이나 서비스를 잘 활용해서 도시전체의 경제활성화에 도움을 주는 도구로 인식되고 있다. 1980년대 미국 등 서구에서 활성화되기 시작한 도시마케팅은 지방자치단체간 경쟁상황에서 경제적 이익을 확보하기 위한 의도에서 출발하였다. 미국의 경우 이미 1980년대에 도심지의 개발을 통한 경제활성화와 아울러 관광객을 적극적으로 유치함으로써 경제를 활성화시키려는 노력이 본격화되었다.

학자들은 도시마케팅의 개념을 “도시와 관련된 고객에게 가치를 창조하고 커뮤니케이션하고 전달하며 지방자치단체와 이해관계자에게 이익을 주는 방향으로 고객과의 관계를 관리하는 도시의 기능이자 과정”으로 정의한다.

그러므로 KTX 개통이나 아시아문화전당 개관, 하계U대회 개최, 그리고 나주 혁신도시 조성은 모두 도시마케팅과 밀접한 관련성을 갖고 있다. 이들 메가 프로젝트가 작동함으로써 광주·전남에 새로운 시장이 형성돼 외부로부터 구매력을 끌어들일 수 있고 부가가치를 창출해 지속가능한 지역발전의 원동력이 되는 것이다.

문제는 외부에서 유입되는 구매력을 얼마나 많이 지속적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이는 도시의 정체성과 이미지와 관련된 것으로 궁극적으로 도시브랜드를 구축하는 것과 직결된다. 광주가 문화수도로서 지구촌 대중의 공감을 얻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는 콘텐츠와 색깔을 지녀야 한다. 사실 광주·전남은 다른 지역과 차별화되는 독특하고 고유한 유무형의 자원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 무등산, 양림동 근대역사유적, 광주비엔날레, 판소리, 고인돌, 운주사, 순천만정원 등 널리 알려진 것들 뿐만 아니라 예술을 사랑하고 즐기는 남도인의 전통이야말로 잠재력이 풍부한 콘텐츠이다.

인근 전주가 한옥마을로 대성공을 거둔 것은 역사적 콘텐츠를 현대적으로 계승·발전시켜서 이룩한 결과물이다. 학자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라 할지라도 고객이 원하는 것이면 만들어서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광주에는 조상들의 삶속에 녹아있던 민속과 설화가 여전히 살아숨쉬고 있고 그 흔적들이 곳곳에 남아있다. 광주공원, 사직공원, 푸른길공원, 전통시장 등 스토리텔링 소재가 깃든 이색공간도 많아 이를 도시마케팅 관점에서 개발하면 문화중심도시 광주의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다.

남도를 찾는 국내외 방문객들을 친근한 태도로 맞이해 독특한 콘텐츠를 보여주면 호의적 인상을 오래도록 간직하게 될 것이다. 이를 MICE(관광·전시컨벤션)산업과 연계해 전후방 연관효과를 극대화시켜 2015년을 광주·전남 대도약의 해로 삼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