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매일TV와 정보도달률
박준수 본사 기획관리실장
신문기자 28년만에 방송(광주매일TV)에 출연했더니 주위분들이 “방송에서 잘보았다”며 반갑게 인사말을 전한다. 필자는 2년전 편집국을 떠난 후에도 한달에 한번꼴로 ‘세상&희망’ 고정칼럼을 쓰고 있지만 기사를 잘 읽었다고 피드백을 주는 분들이 많지 않은 데 비해 방송은 즉각적인 반응을 느낄 수 있다.
그만큼 종이신문의 열독률은 줄어들고 있고 방송의 파급력은 크다는 것을 단적으로 짐작할 수 있다.
광주매일TV는 공중파, 종편, 케이블TV 등 일반 방송과 달리 고정 채널을 통해 프로그램(콘텐츠)을 송출하는 것이 아니라 주로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전파하는 방식이 특징적이다. 따라서 방송의 형식을 띠고 있지만 SNS라는 사회자본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일반방송과는 다른 속성을 지니고 있다.
SNS는 이용자간 연계를 강화시키며 정보교환을 돕고 신뢰와 친밀감을 강화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광주매일TV가 개국한 지 한 달만에 지역민들에게 폭넓은 인지도를 얻게 된 것은 이러한 SNS의 위력에 힘입은 것이다.
이는 영세하고 사양화되고 있는 지방신문들이 기사회생할 수 있는 ‘신대륙’을 발견한 것이나 다름없다. SNS에 송출된 영상콘텐츠는 종이신문의 취약점을 완벽하게 보완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정보도달률에서 다른 플랫폼에 비해 월등히 높다.
공중파나 케이블TV는 정해진 방영시간을 놓치면 다시 보기가 쉽지 않다. 물론 홈페이지나 밴드를 통해 볼 수 있지만 전파력은 SNS에 비해 훨씬 떨어진다.
SNS를 기반으로 신문사가 제작한 인터넷방송 영상이 종이신문 또는 기존 방송에 비해 오디언스(독자, 시청자)에게 우월한 수용력을 갖는 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구독자 감소로 저하된 정보도달률이 SNS의 채널을 거치면서 급격히 올라가고 있다. TV개국(작년 12월23일) 전과 후의 기사 조회수를 페이스북 기준으로 비교해보면 무려 3배가 증가했다.
둘째, 해당 콘텐츠가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노출되었느냐 못지않게 얼마나 많이 읽었느냐 하는 몰입도(관여도)가 중요한데 SNS는 인간관계망을 기본에 깔고 있어 몰입정도가 훨씬 높다. 일례로 TV개국이후 해당 콘텐츠에 대해 적극 공감을 표시하는 ‘좋아요’ 응답률도 25%가 증가했다.
셋째, 신문이 불특정 다수를 겨냥한 대중매체(mass media)로서 개별성에 한계를 지니고 있는데 반해 SNS는 오디언스의 특성을 파악할 수 있어 타겟마케팅이 가능하다. 특히 20~30대 젊은층에서 SNS 이용율이 높기 때문에 이들의 기호에 맞춘 시장세분화가 용이하다.
이러한 특질들은 당연히 SNS라는 사회자본의 덕을 톡톡히 본 것이다. 이는 특히 선거캠페인에 매우 효과적인 전달수단이 될 수 있다. 정치는 대중을 설득해 표를 얻는 일종의 마케팅활동이다. 설득력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대중을 한곳으로 집결시키고 출마자의 정치철학과 비전을 주입시킬 수 있어야 하는데 가장 효과적이고 적합한 매체가 SNS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방신문이 SNS를 통해 수많은 오디언스를 광장으로 끌어모은다 하더라도 ‘쇼’가 흥겨워야 한다. 재미없고 식상한 주제라면 오디언스는 금방 외면할 것이다. 그것은 신문사의 역량의 문제이다.
지방신문들이 광활한 기회의 땅을 개척하기 위해서는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와 콘텐츠를 어떻게 영상언어로 전환하느냐에 달려있다. 그 퍼즐을 푸는 일은 영상언어적 사고를 해야한다는 것이다. 신문기자가 인터넷방송을 만나니 생각의 중력이 자꾸만 영상에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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