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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TV와 만남

이제는 콘텐츠와 수익이다

TV칼럼/이제는 콘텐츠와 수익이다

박준수 본사 기획관리실장


광주매일TV가 개국 한 지 약 3개월간 우리는 격변의 실험을 진행했다. 영상에 대한 경험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무모하리만큼 거친 광야를 달려왔다. 작년 말 방송경력자 1명을 채용하자마자 장비를 구입하고 조직을 꾸려 곧바로 방송제작을 시작했다. 시나리오도 연출자도 없이 뭔가를 만들어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혀 종이신문에 영상을 입히기 시작했다.
활자의 세계에 익숙했던 우리에게 영상은 호기심과 두려움이라는 두 개의 얼굴로 다가왔다. 전혀 알지 못하는 영역으로 진입하는 불안감과 ‘잘 할 수 있을까’라는 회의가 엄습하면서도, 이것이 아니면 살길이 없다는 절박함이 혼재한 나날이었다.
그러면서 영상시스템은 점차 조직 속으로 스며들었고 각자 역할을 인식하는 단계에 이르자 뒤엉킨 실타래가 풀리듯 스스로 메카니즘이 작동하기 시작했다. 일단 광주매일TV가 방영되자 반응은 뜨거웠다. 윤장현 광주시장과 이낙연 전남지사로부터 시작된 단체장 대담을 비롯 4·13 총선 후보자 릴레이 인터뷰, 보해 임지선 대표 등 경제인 토크, 뉴스브리핑, ‘서화진의 한 눈에 보는 광주매일신문’, 엄마들의 수다방까지 콘텐츠의 영역을 넓혔다.
이번 주 인터뷰를 위해 신문사를 방문한 모 인사는 “광주매일TV가 굉장한 인기다. 너무 반응이 뜨겁다”고 기분 좋은 소식을 전해주었다. 이런 격려에 힘입어 광주매일TV 제작팀은 매일 빠듯하게 진행되는 제작 스케쥴을 무난히 소화해내고 있다.
문제는 지금부터라고 생각한다. 시동을 걸고 길을 나서는 데는 성공했으나 목표를 향해 어떻게 나아갈 것인가 하는 숙제에 직면한 것이다. 그동안 많은 지방신문들이 신문에 영상을 입히는 크로스미디어 전략을 시도한 바 있다.
우리나라 지방신문들이 종이신문의 경계를 넘어 웹과 인터넷TV 등 이종매체로 채널을 넓히기 시작한 것은 대략 2008년부터이다. 물론 이전에도 홈페이지를 개설해 신문에 보도된 기사를 올려 서비스를 제공하긴 했으나 종이신문의 보조적인 역할에 머물렀다. 하지만 스마트폰과 SNS(소셜네트워크 서비스) 보급이 확산되면서 실시간 보도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멀티미디어 활용에 대한 인식이 자리잡으면서 본격적인 크로스미디어 전략을 시도하는 매체가 늘어났다.
그러나 인터넷TV 도입 언론사들 가운데 대구 A신문과 대전 B신문은 현재 서비스를 중단했거나 축소했다. A신문은 한 때 미디어국을 신설해 인터넷, SNS, 동영상을 서비스했으나 2년전 미디어부로 조직을 축소하면서 인터넷TV는 사실상 중단하고 웹에 집중하고 있다. B신문은 디지털영상부를 두고 블로그 형태 뉴스와 인터넷TV를 운영하는 등 활발하게 크로스미디어 전략을 펼쳐왔으나 올해 사진영상부로 축소개편, 영상사업을 중단하고 웹기반 뉴스제공에 주력하고 있다. 이들은 인터넷TV를 운영하며 뉴스와 기획물, 논평 등 다채로운 콘텐츠를 만들어냈으나 기대만큼 수익을 내지 못해 사업을 중단한 것이다.
종이신문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크로스 미디어 전략을 시도했으나 내부역량 부족과 수익창출에 대한 해법을 찾지 못해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경우이다.
인터넷TV를 개국해 영상 콘텐츠를 선보임으로써 매체력은 어느 정도 올라갔으나 수익이 적절하게 확보되지 않아 지속 운영되지 못하게 된 것이다. 
따라서 인터넷TV 개국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가장 관건은 수익모델에 대한 확실한 검증이 필요하다. 또한 최소한의 투자로 비용부담을 줄이면서 현재의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는 접근방법이 절실하다. 개국 이후에도 기존 제도권 방송이 커버하지 못하는 틈새시장을 발굴해 진입하는 시장개발 전략이 뒷받침돼야 한다. 그리고 그 핵심은 콘텐츠개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