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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봉씨 ‘살아있음에 행복했네’ 출간

문수봉씨 살아있음에 행복했네출간   

온몸으로 겪은 질곡의 현대사 투영

눈물겨운 인생여정 시와 수필, 소설로 풀어내

월남전 당시 한 여인과의 사랑 애절한 감동

    

 

  

전남도청 과장을 끝으로 공직에서 퇴직한 후 뒤늦게 문학에 심취한 문수봉씨(74)가 개인문집 살아있음에 행복했네’(도서출판 서석)를 펴냈다.

전남 장성에서 해방둥이로 태어난 그는 가난한 가정 환경 속에서 맨몸으로 헤쳐가야 했던 눈물겨운 인생여정을 시와 수필, 소설로 풀어냈다.

체험을 바탕으로 진솔하게 써내려간 그의 작품에는 질곡의 한국 현대사가 고스란히 투영돼 있다.

가세가 기울어가는 집안에 대식구가 부대끼며 살아야했던 성장기, 생사를 넘나드는 월남전 참전, 청렴한 공직생활, 구순의 노모봉양, 퇴직 후 유유자적한 삶 등 한 생애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이 가운데 월남전 참전 당시 한 여인과의 인연을 소재로 한 중편소설 따이한의 눈물은 전화속에 꽃피우지 못하고 사그라든 아픈 사랑을 눈에 보일 듯 애절하게 그려냈다. 소설속 주인공 문철은 부대 주변 푸옥탄마을에 사는 긴 머리 아가씨 스엉과 비밀스런 사랑을 키워간다. 그러던 어느날 이를 목격한 베트콩이 문철을 향해 기습사격을 하게 되는데 스엉이 몸을 던져 그를 구하고 대신 희생된다. 눈앞에서 하얀 아오자이에 붉은 선혈을 남기고 숨진 스엉을 잊지 못하고 괴로워 하던 문철은 간간히 스엉의 옛 집을 맴돌다 쌍둥이 자매 흐엉을 발견하곤 그녀와 깊은 관계를 맺는다.

그러나 사이공함락으로 한국에 돌아온 문철은 흐엉을 잊지 못하면서도 제대 후 가정을 이루고 직장생활을 하다가 어느새 중년을 맞이한다. 베트남 개방으로 문호가 열리자 50년만에 흐엉을 찾아나선 그는 초라하게 늙어버린 그녀와 고엽제로 장애가 된 딸을 발견하곤 서글픈 감회에 젖는다.

소설가 문순태씨는 발문에서 베트남 참전의 체험을 중편소설로 형상화한 따이한의 눈물에 눈길이 갔다. 전쟁의 포화속에 피어난 사랑이야기는 눈물겹도록 아름답다고 평했다.

작가는 또한 5·18 당시 도청과 금남로 일대에서 벌어진 참상을 기록한 슬픈 광주여를 통해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비화를 증언한다.

이밖에도 이번 문집에는 서정시 30편과 구순 노모와의 훈훈한 모자의 정을 담고 있으며, 남미와 미국여행기, 취미로 즐기는 골프이야기, 30년 보람찬 공직생활 등을 작가 특유의 담백한 화법으로 진솔하게 그려냈다.

문씨는 동신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현재 설계감리회사 ()장산엔지니어링 대표를 맡고 있다./펜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