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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노트

고향 가는 길

고향 가는 길
         
     
어머니의 살 내음이 묻어나는 그리운 땅
고향 가는 길은 신행(新行)길처럼 마음이 설레인다

두 손에 선물 꾸러미 들고 아내와 아이들 손잡고
기차와 버스에 몸을 실으면
남쪽으로 남쪽으로 굽이굽이 흘러가는
고향 가는 길
명절 때에나 한 번씩 내려가는 고향이지만
떠돌이 유목민 같은 도회지의 삶을 벗어나
귀소(歸巢)하는 안식의 기쁨

벼논이 노랗게 무르익은 마을 어귀에 들어서면
마음은 벌써 고향집에 내달아
부모님의 따뜻한 품에 안기네

올해는 유난히 무더워 힘드셨을 어머니, 아버지
안쓰러운 마음에 안부를 여쭙고
형제들 한 데 모여 술 한잔에 정담을 나누며 
지친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는 곳

밤새도록 해도 못다한 이야기는
귀뚜라미 울음소리와 함께 가을밤이 깊어가고
어린 시절 추억이 흑백사진처럼 아련한 기억들

맵찬 세파(世波)에 힘겨워 휘청거려도
대합실 북적이는 인파에 부대껴도
고향 가는 길은 꽃길처럼 포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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