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작노트

고인돌 마을에서

고인돌 마을에서

 

화순군 춘양면 대신리 보검재 고개엔

선사시대들의 무덤인 고인돌이

수 천년 동안 신성한 기운을 내뿜고 있다.

마을 앞 논과 밭, 뒷산 어귀에

우두커니 서 있던 바위들은

예전엔 밋밋한 돌덩이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그 돌 아래

까마득히 오랜 사람의 이 잠들어 있다는 걸

알아낸 이후 바위는

원시의 태양과 바람이 스쳐간 신전이 되었다.

선사시대 사람은

아무도 자신의 영토를 갖지 않았다.

스스로가 산과 강의 아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죽으면

생전에 살던 곳에서

커다란 돌로 무덤방을 짓고

달빛 아래 신화가 되었다.

현대인들은 죽어서 무엇이 될까

생전에는 화려한 문명을 누리며

많은 땅을 소유하고도

한 줌 연기로 사라지고 마는구나.

허망한 의 뒤안길에

돌 한 조각, 신화 한 줄도 남기지 못하는

무명의 네안디지털이여.

 


'시작노트 '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 나그네  (0) 2016.11.23
가을이 오면  (0) 2016.10.15
가을  (0) 2016.09.11
고향 가는 길  (0) 2016.09.06
열대야  (0) 2016.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