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오면 -박준수
가을이 오면 광주공원 서오층탑에 빗기어 기대여 단풍 한 잎 마음에 품고 기대를 기다리리
왜 이제 왔느냐고 대숲에 숨은 바람이 물을 양이면 내 아직 그리움 다 채우지 못해 이렇게 묵은 세월 건너왔노라고 석탑의 귓속에다 말하리
윤기나던 청춘 어디에 놔두고 늙은 몸으로 왔느냐고 헛헛한 느티나무가 물으면 돌아서던 그대의 뒷모습에 애간장이 다 녹아내려 그렇다고 말하리
왜 잊지못하고 여기에 왔느냐고 떠가는 구름이 물으면 천년을 기다려준 석탑 가리키며 가을이 오면 내 마음도 저절로 붉어져 잠못이룬다고 말하리.
|
시작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