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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TV와 만남

광야를 건너는 낙타처럼

광야를 건너는 낙타처럼
박준수 본사 상무이사


낙타는 중동 등지에서 ‘사막을 건너는 배’로 불린다. 200㎏의 짐을 지고 하루 100㎞를 간다. 섭씨 57도에서 물 없이도 8일을 버틸 수 있다고 한다. 이러한 지구력과 수송능력으로 인해 과거 대상(隊商)들은 낙타에 짐을 싣고 실크로드를 오갔다. 지금도 사막에서는 낙타가 여행자에게 길을 안내한다.
지난 1년간 광주매일TV는 낙타처럼 척박한 지역언론 환경에서 오아시스를 찾아 긴 여정을 걸어왔다. 1년전 인터넷TV라는 생소한 사업을 시작할 무렵 회사 안팎에선 회의적인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이미 한물간 방식이다”, “다른 지역 신문사들이 시도했다가 모두 실패했다”, “돈이 되겠느냐” 등등. 긍정적인 시선보다는 부정적인 전망이 우세했다.
불확실성과 두려움속에 카메라 등 영상 장비를 갖추고 인력을 뽑아 어설프지만 제작에 착수했다. 때마침 4·13 총선을 앞두고 있던 터라 총선 후보자 인터뷰를 시작으로 지방자치 단체장 인터뷰, 토론회, 뉴스브리핑, 축제, 기업탐방, 문화뉴스, 의회 생중계에 이르기까지 1년간 400여건의 콘텐츠를 만들어냈다.
열악한 장비와 방송 경험이 거의없는 인적 구성이었지만 반드시 가야할 길이었기에 악천후를 뚫고 길을 나섰다. 우리 실정에 맞는 제작 매뉴얼을 만들어 제작진 모두가 1인 다역의 멀티플레이어가 되어 숨가쁘게 한해를 달려왔다. 그 결과 광주매일TV는 1년만에 전국 지방언론이 주목하는 롤모델이 되었다. 지역발전 대상을 두 번이나 받고 지발위 컨퍼런스에서 은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거두었다.
만일 우리가 부정적인 목소리에 붙들려 광야에 나서지 않았더라면 힘겨운 고행을 겪지 않았겠지만 종이신문의 매너리즘에 빠져있었을 것이다. 이제부터 우리는 보다 깊게 디지털 미디어의 세계로 나아가고자 한다. 1단계 종이와 영상의 융합에 이어 2단계 디지털 기반의 플랫폼을 명실상부하게 구현할 것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개발한 앱(app)을 집중적으로 확산해나가고 수용자와 소통문호를 넓히고자 한다. 또한 지난해 협약을 맺은 케이블방송사와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지역대학과도 산학협력을 모색할 예정이다.
광주매일TV는 광야를 건너는 낙타처럼 한 걸음 한 걸음 더디게 가지만 모래바람과 갈증을 이기고 마침내 오아시스에 도착할 것을 믿어의심치 않는다. “사막에 길게 드리워진 내 그림자, 등에 난 혹을 보고서야 내가 낙타라는 걸 알았다. 눈썹 밑에 서걱이는 모래를 보고서야 사막을 건너고 있음을 알았다”(류시화의 시 ‘낙타의 생’ 일부) 
2017년 광주매일TV가 걸어가야 할 길은 지난해와 변함없이 발이 푹푹 빠지는 모래톱과 한증막같은 광야이다. 등에 무거운 카메라를 매고 터벅터벅 취재현장을 찾아 광주·전남이 좀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는 오아시스로 안내하는 길잡이가 되길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