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 박상철 교수 고별강연>
주역을 통해서 본 기업경영의 키워드
“장수기업의 비결은 실적보다 후계자 양성”
“흔히 주역을 점술서로 알고 있으나 정확히 말하면 경서입니다. 여기에는 변화하는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들이 많이 담겨 있는데, 이러한 것들은 오늘날 기업경영의 원리로 삼을 만한 가치가 충분합니다.”
오는 8월말 정년퇴임을 앞둔 박상철 전남대 교수가 지난 8일 ‘주역의 시의(時義)에 관한 소론’을 주제로 고별강연을 가졌다. 평소 관심을 가지고 연구해온 주역의 해석내용을 경영학적 관점에서 시사점을 발견하고자 한 것이다. 그는 주역의 시의(時義) 관련 네 개의 괘(卦) 가운데 여괘(旅卦)를 중심으로 다산 정약용의 해석체계를 바탕으로 기업경영의 교훈을 도출해냈다.
그는 여괘(旅卦)와 관련된 구절을 해석해보면 인생이나 기업경영이나 여행을 떠나는 것과 마찬가지로 시작과 끝을 분명히 인식하고 상황에 대처해나가야 한다는 메시지가 엿보인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면 잘나가던 기업도 화재 등 뜻하지 않은 악재로 낭패를 당하면 주변이 멀어지는 게 인지상정이어서 세상인심을 원망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괘사를 인용해 강조했다.
또한 인생을 살면서 향락에 빠져 즐기다가 그 여정의 끝에 가면 후회하고 통곡할 수 밖에 없는 것과 같이 기업도 승승장구할 때 앞으로 닥쳐올 어려운 상황에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업은 법인격체이지만 사람이 경영의 주체인 만큼 CEO의 경영철학이나 판단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GE의 잭 웰치와 월트 디즈니의 마이클 아니스너는 재직중 탁월한 업적을 일구었다는 점에서는 같으나 퇴임 후 평가는 사뭇 대조적이었다고 언급했다.
잭 웰치가 20세기 최고의 경영자로 추앙받은 반면 아니스너는 자신의 업적을 내세워 절대권력을 휘두르다가 비참하게 몰락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특히 기업이 오래 존속하려면 실적에 의한 성장도 중요하지만 후계자의 양성과 성공적인 승계작업이 우선한다면서 여괘(旅卦)의 궁극적인 상도(常道)는 밝은 대의를 잇는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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