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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노트

독백

독백
-시인의 무거움에 대하여

 

입안에 고인 침을 툭 내뱉듯
날름 날름 써내는 글들이 SNS라는 광장에 유포되고 있다
달고나같은 투박한 미각을 남발하고
싸구려 옷감을 물들인 염료로 치장된
수사들이 꽃다발로 묶여져
쇼윈도에서 시선을 유혹하고 있다
서정의 공허함, 사색의 남루함이
언어파괴 혹은 문자 공해를 양산하고 있다
정서적 감동과 위로를 주지 못하는
아마추어의 붓놀림이 마치
국전 특선작이라도 된 듯 벽마다 걸려있다
아, 자아비판의 날선 시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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